의정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5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회의실에서 전체 교수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유연 처리’ 방침을 발표했음에도 전남대·조선대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해당 대학들은 늦어도 오는 4월 중 의대 수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학사 일정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대학병원 환자 및 보호자들도 진료 및 수술에 문제가 생길까 불안해 하고 있다.

25일 전남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회의 결과 오는 29일 오후 6시까지 학동 캠퍼스, 화순 캠퍼스 의과대학 교수들이 제출한 사직서를 취합한 뒤 4월1일 다시 한 번 회의를 열어 대학 본부에 제출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전남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지난 22일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교수 273명 중 257명이 참여해 이중 215명(83.7%)이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데 동의했다.

조선대 의대는 교수 161명 중 15%가량이 사직서를 교수평의회에 제출했다. 취합된 교수들의 사직서를 대학 본부에 제출하는 날짜는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조선대 비대위는 지난 주말 설문조사를 추진, 129명이 참여한 가운데 78%가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내겠다고 답했다.

전공의 집단사직과 의대생 휴학에 이어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시작되자 조선대 측은 의대 수업 일정을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대 측은 “앞서 오는 4월 초 수업 개시를 예정했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수업을 하기로 공지했는데도 수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학사 일정을 조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남대도 오는 4월15일부터 의대 수업을 재개하기로 공지했지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남대는 “다음 달 15일 수업을 재개한다고 교수들에게 공지했다”며 “아직 논의는 없지만 상황을 봐서 추가 연장을 할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날 전국 수련병원에 공중보건의과 군의관을 추가 투입했다.

전남대병원에는 앞서 8명의 공보의·군의관이 파견된데 이어 군의관 2명이 추가 배치됐고, 조선대병원에도 군의관 4명이 배치돼 내부 교육을 거친 뒤 오는 27일부터 진료에 투입될 예정이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이 집단사직을 하더라도 당장 진료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긴급 수술을 미루거나 거부하는 교수들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파장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는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전남대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은 60대 환자의 자녀는 “아버지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이가 담당 교수일텐데, 사직을 하면 향후 치료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아버지를 모시고 응급실을 찾은 자녀도 “환자들의 고통과 위중한 상황, 보호자들의 무너지는 마음을 의사들이 안다면 이럴 순 없는 것 아니냐”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기수희·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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