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혐의로 각각 법정에 선 피의자들의 유·무죄가 ‘불안감·공포심’ 유발 인정 및 증명 여부에 따라 갈렸다.

광주지법 형사7단독 김소연 부장판사는 25일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70대)씨에게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약 2년간 98회에 걸쳐 B(60대·여)씨의 집 현관문 앞에서 내부를 들여다 본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기간 A씨는 B씨가 집 밖으로 나오면 뒤를 따라가거나, 문 앞에 자신의 쓰레기를 버리는 등의 행위를 총 11차례 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로 인해 B씨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유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다른 법정에 선 60대는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인정받았다.

광주지법 형사2부(김영아 부장판사)는 2022년 3-5월 세 차례에 걸쳐 전 부인 D씨의 집 대문에 쪽지를 두고 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C(60대)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지난 2014년 이혼한 이들 부부의 두 자녀는 2020년 12월 D씨의 집으로 가기 전까진 C씨와 함께 살았다.

이후 D씨는 2021년 11월 광주가정법원에 C씨가 가정폭력 범죄를 저질렀다며 피해자 보호명령청구를 냈으나 기각됐다.

그 사이 C씨는 자신과 떨어져 산 자녀와 연락하며 용돈도 보내줬으나 2022년 3월부터 연락이 되지 않아 D씨의 집에 쪽지를 뒀다.

판단에 앞서 1심 재판부는 관련 법률에 의거해 스토킹 행위란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킬 때 해당되며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단기간에 수차례 이뤄진 것에 불과할 경우 아니라고 봤다. 이를 근거로 공소사실 자체는 인정됐으나, 쪽지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만 있을 뿐 해코지를 하겠다거나 이를 암시하는 말이 없는 점, 전달된 형태나 방식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불러 일으킬만한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했다./안재영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