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브로커’가 공소 사실을 부인한 전직 경무관이 어떤 방법으로 가상자산 투자사기범에게 수사 편의를 제공했는지 낱낱이 증언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용신 부장판사는 25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무관 A(60)씨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 2019년 사건 브로커 성모(63·구속기소)로부터 4천만원을 받고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서 조사받고 있던 가상자산 투자사기범 탁모(45·구속기소)씨에 대한 수사 편의를 봐준 혐의로 기소됐다.

앞선 재판에서 A씨는 관련 혐의 일체를 부인했으나,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성씨는 “수사 정보를 들은 유일한 창구”라고 못박으며 유착 관계를 밝혔다.

A씨 개입 전, 탁씨는 다른 변호인을 선임한 채로 서울경찰청에서 수사를 받았는데 구속을 피하기 어렵겠다는 진단에 성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성씨는 지인 소개로 알게 된 A씨에게 탁씨의 사정을 설명한 뒤 도움을 청했다.

당시 수사부서에 자신의 후배가 있음을 확인한 A씨는 “구속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금전적 협의’를 마친 뒤 성씨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수사 상황 및 구속 회피법 등을 들은 성씨는 “이를 받아 적은 뒤 탁씨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하며 “실제로도 효과가 좋았다”고 밝혔다.

공소 사실을 부인한 A씨와는 완전히 상반된 성씨의 증언에 대한 증거로 검찰은 탁씨가 서울경찰청에서 수사를 받았던 2022년 9-12월 이들의 통화 기록을 제시했는데, 이 시기 전·후 연락이 별로 없던 것과 달리 수차례 통화가 오간 것은 수사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26일 진행된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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