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취약지 전남의 의료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역에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가 상급종합병원으로 파견된 때문으로 도내 5개 보건소와 34개 보건지소엔 단 한 명도 없이 비었다.

연이은 3차병원의 진료 차질에 전남 공보의는 지난 4일 1명, 11일 22명, 25일 22명 등 총 45명이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자리를 옮겼다. 보건소 10명, 보건지소 35명으로 전문의 7명, 일반의 38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소통 강화 의지에 따라 유연한 대화 분위기로 돌아섰었다. 하지만 정부가 5월 안에 ‘2천명 증원’ 후속 조치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면서 원점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까지 사직서를 속속 제출하고 ‘52시간 준수‘ 준법 투쟁 등 집단 행동에 돌입했다. 전남대·조선대병원의 수술 및 외래 진료 차질은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전남 주민들의 건강권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통상 보건소에는 2-3명, 보건지소에는 1명의 공보의가 근무한다. 하지만 당초 1명 밖에 배정되지 않았던 강진·해남·영암·함평·영광 등 5개 군 보건소마저 공보의가 없는 상태다.

공보의 의존도가 높은 농어촌 의료 공백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열악한 근무 여건으로 공보의 지원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파견자까지 이어져 엎친데 덮친격이다. 실제로 지난해 45개 보건지소에 공보의를 배치하지 못했었다. 인근 지역 공보의 순회 진료 실시와 외과 공보의 휴가 제한 등도 정부와 의료계의 대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조만간 한계가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중증·응급환자 보호에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주민들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 고령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특성상 언제든 긴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피해 최소화에 주력해야 하는 것이다.

의료계는 불편을 감내하고 있는 국민,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병원을 지키는 것이 의사의 본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도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대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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