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광주 서구 양3동 발산마을에 위치한 ‘양학선 기념관’. 개관 4개월이 넘도록 문이 닫혀 있는 등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주성학 기자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최초 도마 부문 금메달리스트’에 등극한 양학선 선수가 청소년기를 보낸 광주 서구 발산마을에 기념관이 조성돼 개관식까지 이뤄졌으나 4개월이 넘도록 정식 운영을 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서구는 기념관 운영 방식이 ‘주민 주도형’이라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나 발산마을 등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사업을 추진한 주체인 만큼 시설이 사장되지 않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서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8일 양3동 발산마을에서 ‘양학선 선수 기념관’ 개관식을 가졌다.

기념관엔 양 선수가 직접 입고 사용했던 국가대표 트레이닝복, 체조화 등과 일부는 모조품이긴 하나 중학생 시절 소년체전에서 처음으로 딴 동메달을 비롯한 108점의 메달이 전시돼 있다.

개관식에 앞서 서구는 2020년 1월10일 양 선수와 기념공간 조성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서구는 3억2천100만원(국비 2억2천500만원·시비 2천900만원·구비 6천700만원)을 들여 양 선수가 실제로 살았던 62㎡ 규모의 판잣집을 매입, 리모델링 해 2021년 4월30일 기념관으로 준공했다.

이후 전시 용역 등을 마친 서구는 양 선수가 직접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가졌다.

그러나 개관식으로부터 4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기념관은 관람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실제 이날 오후 찾은 기념관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으며 열림 버튼을 눌러도 열리지 않았다. 운영 시간을 안내하는 문구조차 없었다.

양학선 기념관과 개관식을 함께한 ‘커뮤니티센터’와 ‘구영웅 사진관’ 역시 안내판 없이 불이 모두 꺼져 있는 등 운영하지 않는 상태였다.

이 시설들은 발산마을이 예술·창작 및 체험·공동체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서구가 지난 2016-2021년 총사업비 57억4천300여만원(국비 35억7천900만원·시비 4억6천만원·구비 17억400만원)을 들여 추진한 도시재생사업 ‘새뜰마을’의 결과물들이다.

당시 서구는 노후·불량 주택과 함께 도로 시설 등 마을 전반에 대한 정비를 함께하면서 시설 개관 후 발산마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개관을 홍보하는 자료를 내기까지 했다.

하지만 해당 시설들이 운영되지 않아 발산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헛걸음만 했다’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부산에서 왔다는 이성현(29)씨는 “양학선 선수가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건 알고 있었지만, 웹예능 ‘피지컬: 100’ 시즌 1에서의 활약이 인상 깊어 광주에 여행 온 김에 들렸으나 문이 잠겨 그냥 돌아가야 할 판”이라며 “‘근대 도심’의 모습이 남은 마을이라는 소문이 자자해 기대가 컸지만, 보는 것 말고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은 없다시피 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양학선 기념관과 커뮤니티센터, 구영웅 사진관 모두 ‘발산마을 주민협의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는 시설”이라며 “주민협의체에서 겨울철에 방문객이 별로 없을 것 같아 정식 운영 시기를 다음 달 22일로 미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주성학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