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의 한 축이 됐던 기사들의 뜻을 기리는 ‘민주기사의 날’ 행사가 20일 오후 북구 임동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옛 무등경기장) 앞에서 열려 민주기사동지위원회 회원들이 행진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애리 기자

“44년 전 민주주의를 위해 항거한 광주시민과 택시 기사들의 오월 정신이 후대에도 계승·발전되도록 기억해 나가야 합니다.”

20일 오후 광주 북구 임동 옛 무등경기장 앞. ‘제44주년 5·18민중항쟁 기념 민주기사의 날’ 행사에 참여한 김명수(76)씨는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1980년 5월18일 당시 한시택시를 몰았던 운전사였으며 학생과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구타하는 계엄군을 보고 분노했다.

김씨는 “군인들의 폭거를 더는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20일 광주역에 집결, 구도청을 향해 출발하는 ‘차량 행진’에 참가했다”며 40여년 전 그날을 되짚었다.

민주기사의 날 행사는 1980년 5월20일 무고한 시민들을 탄압한 계엄군의 만행에 분노한 택시 기사들이 무등경기장과 광주역에 집결해 전남도청으로 차량 행진을 한 것을 기념, 매년 기념식과 차량 시위가 재현되고 있다.

제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이하 5·18 행사위)가 주최하고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 민주기사동지위원회가 주관한 민주기사의 날 행사에는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 박미경 5·18 행사위원장 등 100여명이 넘는 이들이 모였으며 ▲국민의례·묵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경과보고 ▲민주기사상 시상 ▲대회사 ▲기념사 ▲차량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각자의 차량 보닛에 태극기와 ‘오월정신계승!!’ 등 플래카드를 붙인 택시 기사들은 한 손을 위로 치켜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제창했다.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이 44주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또 다른 독재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먼저 가신 오월 영령을 기리고 광주 정신인 자유·평등·평화가 앞당겨 질 수 있도록 진군의 나팔을 울리도록 하겠다. 구도청으로 나아갑시다!”고 외쳤다.

기념식이 끝나자 현장에서는 광주 출전가가 울려 퍼졌고 택시 기사들은 “투쟁!”을 외치며 각자의 택시에 탑승했다.

이어 1980년 5월20일 당시 현장 재현을 위해 ‘오월 정신 계승’ 문구를 단 60여대의 택시들이 라이트와 경적을 울리며 무등경기장에서 출발해 신안사거리, 광주역, 유동사거리, 금남로 5가, 금남공원 전일빌딩 앞까지 약 4.6㎞ 구간의 행렬을 이어갔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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