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개관해 올해로 89주년을 맞은 광주극장이 100년 극장의 꿈을 응원하는 특별한 프로젝트에 나선다. 오는 28-29일 광주 동구 고향사랑기부제 일환으로 펼쳐지는 ‘광주극장 101번째 프로포즈 데이’다. 100년을 함께 준비할 한 사람을 찾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28일 오후 5시에는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킨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들려주는 명작 탄생 비하인드 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가 상영된다. 상영 후 광주극장 마지막 간판쟁이 박태규 화백과 함께 하는 토크 콘서트가 열린다.

29일 오후 7시에는 영화감독 아녜스 바르다와 사진작가 JR 두 예술가가 포토트럭을 타고 프랑스 곳곳을 누비며 마주한 사람들의 얼굴, 삶의 터전을 담은 영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을 스크린에 내건다. 이어 변영주 감독 진행으로 ‘광주극장을 사랑한 얼굴들’이라는 주제의 토크 콘서트가 마련됐다.

또 이번 행사에는 오랜 시간 광주극장을 이용하며 가장 먼저 100편의 영화 관람을 달성한 세 관객을 초대한다. 영화 상영 전후로는 3명의 작가가 이날 입장하는 관객들의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행사 전후로 속속 개봉하는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22일에는 영화 ‘목화솜 피는 날’이 개봉한다. 영화 제작사 연분홍치마와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 함께 기획한 세월호 참사 10주기 장편 극영화다. 인터뷰와 철저한 사전 조사를 거치며 영화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세월호 선체 내부 촬영을 진행했다. 단원고와 가족들이 있는 ‘안산’, 세월호가 처음 발견된 팽목항의 ‘진도’, 현재 세월호가 서 있는 ‘목포’까지 상징적인 세 곳의 장소가 영화 속 배경으로 등장해 의미를 더한다.

오는 30일에는 위기에 처한 명망 있는 감독 ‘조반니’의 유쾌한 여정을 그린 시네마틱 인생찬가 ‘찬란한 내일로’ 영화가 관객들과 만난다.

같은 날 개봉하는 ‘오늘부터 댄싱퀸’은 첫눈에 반한 남자애를 따라 댄스 크루에 들어가게 된 열두 살 소녀 ‘미나’가 인생 처음으로 춤에 도전하며 겪는 성장을 그린 영화다.

오는 23일부터 6월12일까지는 ‘누벨바그의 대모’라 불린 아녜스 바르다 감독 회고전이 열린다.

바르다는 프랑스 누벨바그를 이끈 기수들 중 유일한 여성감독으로, 91년 생애 동안 50여 편이 넘는 장·단편 을 왕성하게 창작해왔다. 그는 누구보다 먼저 여성의 목소리를 영화에 담았으며, 영화의 형식을 자유롭게 오가며 매번 신선하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혁신적인 연출가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완벽한 촬영과 섬세한 연출, 여성의 정체성 탐구가 돋보이는 그의 초기작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를 비롯해 15년에 걸친 두 여성의 우정과 여성운동의 과정을 그린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제42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방랑자’, 카메라 앞에 서서 감독 자신의 삶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녜스 바르다의 해변’ 등 총 8편을 상영한다.

또한 영화제 기간 바르다 감독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한 조혜영 영화평론가의 강연은 다음달 2일 오후 3시에 예정돼 있다.

상영작 및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광주극장 네이버카페를 참고하면 된다. 문의 062-224-5858.

‘광주극장 101번째 프로포즈 데이’가 28-29일 동구 고향사랑기부제 일환으로 펼쳐진다. 사진 위로부터 ‘프로포즈 데이’에 상영하는 ‘아녜스 바르다의 해변’ 스틸컷,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포스터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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