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6(수)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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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치매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만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고 보건복지부의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은 2030년에 치매환자가 136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치매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으로 조기 발견과 예방 치료가 꼽히는 가운데 인공지능과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해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 지역 청년창업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영앤(Youngand)’의 박영욱(38) 대표는 2022년 8월 동구 동명동 아이플렉스에 둥지를 틀었다. 영앤은 ‘젊음 그 다음’이라는 뜻으로 치매로 고통받지 않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박 대표의 마음을 담아 이름 지었다.
창업 결심은 치매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진들과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서울에 위치한 헬스케어 업체의 인공지능 개발부서 팀장이었던 박 대표는 콘텐츠 기획과 관련해 소통할 기회가 많았다.
특히 뇌졸중을 연구하는 한 대학병원 교수와 대화 중 치매는 예방과 치료 후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이에 박 대표는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보완할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퇴사를 결심했다. 이후 창업할 도시를 물색하다가 신생기업 육성에 대한 관심도와 지역의 고령 인구 비율을 고려해 광주를 택했다.
현재 개발 중인 프로그램인 ‘뇌 건강 놀이터’의 특징은 모션인식 기반 헬스케어 장비가 사용자의 움직임과 음성을 인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몸 전체를 사용하도록 하면서 재미와 함께 뇌에 자극을 준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화면을 터치하는 것이 어려운 고령자들을 위해 셋톱박스에 연결해 TV 등 큰 화면에서 실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창업한 그해 12월 빛고을노인건강타운에서 ‘뇌건강 놀이터’가 좋은 반응을 얻었고 지난해 11월에는 NH농협생명 본사의 헬스케어 체험 라운지에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 IRB 승인을 받은 ‘뇌 건강 놀이터’는 지난 2월부터 1년 간 조선대학교 병원과 협력해 만 60세-79세의 노인 2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며 8월 중에는 지역 치매센터, 건강관리센터 등과 연계해 프로그램의 효과를 입증하게 된다.
박 대표는 “약이나 수술이 아니다 보니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최소한 부작용은 없는 방법이기 때문에 누구나 활용해 볼 수 있다”며 “치매는 한번 증상이 나타나면 호전이 없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환자에게도 가족에게도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이룬 가장 큰 성취는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이라는 그는 치매 환자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의 삶 속에 ‘뇌건강 놀이터’가 자연스럽게 자리한 미래를 꿈꾸고 있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해 미래 사회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는 “광주·전남은 ‘뇌건강 놀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지역이지만 연고가 없고 창업도 처음이라 어려움이 많았다”며 “팀 구성, 업무 분담은 물론이고 세금, 문서 작성 등 행정 처리부터 지원 사업에도 힘을 쏟다 보니 하루 20시간 이상 쉴 새 없이 일하는 경우도 있어 스트레스가 극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창업을 꿈꾼다면 이미 몸집이 커진 기업이 뛰어들지 않는 아이템을 발굴해 도전해보길 바란다”면서 “사업을 시작하면 대표가 되는 것인데 대표는 그 누구보다 ‘먼저 실행’해야 하는 중요한 위치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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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솔 기자
정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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