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는 현재 진행형이라 생각합니다.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22일 오후 3시께 광주 남구 효천역 앞. 광주 효천중학교 3학년 김태림(16)양은 ‘2024 송암·효천 5·18 희생 영령 추모문화제’(사진) 식전 공연 준비 중 이같이 말했다.

학교 수업을 통해 5·18민주화운동과 당시 ‘송암동·효천역’ 학살 사건을 알게 됐다는 김양은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모문화제에 참가했다.

김양은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곳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쓰러졌다는 사실이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공연을 통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후배·동생 등이 기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원했다.

송암·효천 5·18 희생 영령 추모문화제는 광주 남구와 ‘효천민주인권포럼’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송암동과 효천역 일대에서 무고하게 학살당한 주민들의 넋을 기리고, 구민들에게 오월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개최해 오고 있다.

3년째를 맞은 올해 행사는 효천역 광장 일원에서 강기정 광주시장, 김병내 남구청장,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 윤남식 5·18민주화운동 공로자회장, 민판기 효천민주인권포럼 이사장, ‘송암동·효천역’ 양민학살 사건 사망자 유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식전공연, 국민의례, 경과보고, 추모사로 구성된 1부 추모식 이후 창작무용, 성악, 팬플루트연주, 5월의 노래 등 2부 문화 공연이 이어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오월 정신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추모제를 개최하는 등 인권과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며 “광주시도 그날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의 기억으로 승화하고 아름다운 오월을 맞이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1980년 5월24일 마을 뒷산에서 놀다 계엄군의 총격에 맞아 12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故) 전재수군의 친형인 전재룡씨도 참석했다.

전씨는 “송암동·효천역 양민학살은 5·18민주화운동 시기의 다른 사건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행사를 통해 희생자들을 시민들과 함께 추모할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며 “최근 계엄군에 대한 고발이 논의되고 있다고 하는데 총을 쏜 사람, 지시한 사람들 모두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했다.

추모사 이후 2부 문화 공연이 이어졌고, 행사장 주변에선 ‘오월굿즈 만들기’, ‘5월 주먹밥’, ‘사진으로 만나는 5월 이야기’ 등 부대 행사가 진행됐다.

김병내 남구청장은 “송암동·효천역 양민학살 사건의 희생자로 알려진 17명 외에도 드러나지 않은 이들이 더 많다”며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이 잊혀지지 않고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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