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9일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100일을 맞는다.

전남대·조선대병원은 다수의 전공의가 의료 현장을 떠남에 따라 가용 병동 및 진료 축소 등 비상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남대병원은 전임의를 채용해 의료 공백을 메꾸려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의대 증원을 확정하면서 의료계는 집단 집회를 예고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의정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른 환자들의 피해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전남대·조선대병원 등에 따르면 소속 전공의들이 지난 2월19일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 근무자는 각각 319명·142명이었다.

집단사직 일주일 무렵 이탈 전공의 수는 전대병원 278명, 조대병원 114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탈 전공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으나, 조대병원의 경우 이날 현재까지 3명의 전공의만 근무하고 있는 등 대부분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대병원은 “지난주에 2명이 복귀했다”면서도 “현재 근무 중인 전공의 현황에 대해 공개 할 수 없다”고 밝혀 정확한 이탈자 수는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임상교수·전임의 추가 채용을 통해 비상진료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대병원과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사이 신규 임용 예정이었던 전임의(전대병원 21명, 조대병원 12명)도 채용을 포기해 현재 두 병원은 남아있는 의료진들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전대병원은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진의 체력적 한계를 고려해 매주 금요일마다 휴진하기로 결의하기까지 했다.

현재까진 휴진으로 인해 ‘정상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고 있으나, ‘의정갈등’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의료계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해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24일 의대 증원을 반영한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확정하면서 전국 의대생 정원 1천509명 증가가 사실상 확정됐다.

그러나 ‘원점 재논의’를 꺾지 않는 의료계는 29일 강원지역에 이어 30일 전국에서 촛불을 들겠다고 예고하는 등 총력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전국 단위 집회가 열리는 30일 광주시·전남도의사회도 오후 8시30분부터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모여 사전행사를 갖는다.

예상 참여 인원은 1천명이며 피켓시위, 자유발언, 결의문 낭독 후 전남대병원까지 가두 행진을 할 예정이다.

광주시의사회는 “정부는 잘못된 의료정책을 묵인하며 의료계의 몰락을 지켜볼 수 없는 의료인들의 절절한 마음에서 나온 행동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지역민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시민 김모(42)씨는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으로 의사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100일 동안 바뀐 건 병원에 대한 인식 뿐”이라며 “최대 피해자인 환자들이 아플 때 마음 놓고 진료를 볼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리지 않도록 의정갈등이 조속히 마무리 됐으면 한다”고 소원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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