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100일을 맞은 가운데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최대 피해자인 셈이다. 의료 현장을 떠난 의사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의대 증원을 두고 벌어진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대화 움직임조차 없다.

전남대병원은 2명이 지난주 복귀했다면서도 현황 공개를 꺼리고 있으며, 조선대병원은 전공의 3명만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에 각각 319명, 142명이었던 만큼 대부분이 이탈한 실정이다.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얻고자 인턴으로 1년, 진료과목을 정한 레지던트로 3-4년 수련하는 의사다. 병원 인력의 40% 가량을 차지,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두 병원은 신규 채용 예정이었던 전임의 21명, 12명도 포기한 상태로 비상 운영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가용 병동 및 진료 축소 등이 그것으로 전대병원은 남은 인원의 체력적 한계를 고려해 매주 금요일 휴진까지 검토했다. 지금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지만 장기화 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응급실은 가까스로 버티고 있으니,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처지에 놓였다. 갈수록 지역민은 불안해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하면서 의대 정원 1천509명 증가가 확정됐다. 전남대도 38명 늘어난 163명, 조선대도 25명 늘려 150명을 선발한다. ‘원점 재논의’를 요구하는 의료계도 이에 맞서 전국적인 촛불 집회를 예고하는 등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27년 만의 증원이 성사됐다는데 의미를 부여하며 설득하는 반면, 의사협회는 일방적 정책을 규탄하고 증원에 따른 위험을 국민에게 알리기로 했다.

환자들은 아플 때 마음 놓고 진료를 볼 수 없는 지경으로 내몰릴까 애타고 있다. 양측이 조속히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아 적절한 해법을 냈으면 하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진정성 있는 태도 전환에 대한 기대가 어렵다. 한 발짝도 못나간 강대강 대치 끝에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을 절망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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