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동구 청년의 집’은 타 시·도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고 공동 주거를 통해 교류를 활성화, 관내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총사업비 23억7천900만원을 들여 건립됐다.

1층은 커뮤니티 공간, 2층은 32평 면적에 4호, 3층 31평·4호, 4층 19평·2호로 구성됐으며 각 호엔 1명만 입주 가능하다. 최초 신청 접수 결과 1명도 없었다가 기간 연장으로 3명을 모집한 상황이다. 거주 비용은 층과 무관하게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0만원(관리비 별도)으로 동일하나 인기를 끌지 못했다. 다소 매력적인 여건에도 불구하고 기초생활수급, 저소득층 주거급여 대상, 공공임대주택 거주, 청년월세수급자, 기혼자, 외국인을 제한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탓으로 분석된다.

그렇다고 해도 대부분이 공실로 남았다. 사정이 이러하니 지역 청년 역차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전국적으로 마찬가지지만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고물가까지 지속되면서 광주 청년의 주거 사정도 최악이다. 주방 등 공유 시설과 함께 7-9평대 개인 공간에 최대 2년간 거주할 수 있는 만큼 솔깃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인지도 높은 핫플레이스인 동명동에 신축 건물이라는 점에서 더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광주시와 동구가 ‘청년 주거 서비스 지원 사업’으로 추진했으며, 용역 의뢰 및 공사 발주 등 전반을 동구가 담당하고 입주자까지 관리하고 있다. 취지는 십분 이해하나 적잖은 예산을 들이고도 제대로 활용 못하는 실정이다. 지역 청년의 요구대로 개방하는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마침 동구도 입주자가 채워지지 않을 경우 범위를 확대할 생각도 있다고 한다.

지방소멸이 가까워지고 있다. 인구 유출을 막고 유입을 늘리기 위해 지자체들이 갖은 묘안을 짜내느라 열중인데도 역부족이다. 대도시라는 광주 역시 수도권 등으로 청년 이탈이 갈수록 심각하다. 도심 공동화의 상징인 동구는 더욱 다급할 것이고, 충분히 맞춤 정책으로 보인다. ‘청년의 집’ 효율적 운영에 대한 지혜를 모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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