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억원에 달하는 광주U대회 선수촌 사용료 부담을 두고 대립 중인 청산법인과 광주시가 법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다시 조정 절차를 밟게 됐다.

광주지법 민사13부(정영호 부장판사)는 30일 청산법인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 청산인이 광주시와 광주도시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공탁금 반환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 재판의 원고소가는 88억9천160만6천734원으로, 지난 2022년 대법원이 광주U대회 선수촌 사용료로 확정한 금액이라는 게 원고의 설명이다.

대법원의 금액 확정 이후 청산법인에선 선수촌 사용료를 선지급했다.

이후 청산법인은 “광주시가 선수촌 사용료를 내야 한다”며 지난해 9월11일 광주지법에 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당시 청산법인의 청산인 측에서 불수용 의사를 밝혀 조정은 성립되지 않았다. 이에 같은 해 11월9일 ‘공탁금 반환청구’ 본안소송이 시작됐고, 이날 첫 변론기일이 열렸다.

그 사이 광주시는 청산인의 직무를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는데, 인용되면서 현재 청산법인은 직무대행자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날 청산법인 직무대행자 측은 “대부분 국제대회에서 선수촌 사용료로 20억-30억원이 지출돼 왔는데, 유독 광주U대회의 사용료가 많은 것은 광주시와 광주도시공사가 선수촌으로 사용된 아파트의 재건축조합과 별도 약정을 했기 때문”이라며 “선수촌으로 리모델링하기 전과 원상 복구 때까지를 사용 기간으로 볼 게 아니라 실제 선수들이 사용한 기간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시 측은 “개발된 아파트를 조합원으로부터 임차해 리모델링 후 선수촌으로 사용했으면, 다시 원상 복구한 기간까지를 (임차인의) 사용 기간으로 보는 건 당연하다”며 “조직위원회도 자신들이 사용료를 부담해야 되는 의무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맞섰다.

양 측의 대립에 재판부는 법리적인 주장은 그대로 이어가되, 사용료를 원고와 피고 모두 나눠서 부담하는 게 어떻겠냐며 조정을 제안했다.

원고와 피고 모두 이를 받아들여 다음 달 28일 조정이 진행된다. 조정이 성립되면 소송은 종결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는 8월8일 변론이 재개된다.

한편 이날 광주지법 민사13부는 광주시가 청산법인 청산인을 상대로 제기한 ‘청산인 해임 및 선임 청구의 소’에 대한 재판도 열었다.

청산인은 앞서 광주시 등으로부터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소·고발 당했는데, 이날 광주시 측은 “서울중앙지검이 최근 배임 혐의에 대해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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