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주 순천을 방문했다. 웃장 전통시장에서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위로하고, 소상공인간담회를 열어 ‘소행성(소상공인의 행복한 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김 지사는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물품을 구매하면서 지속 소통해 활력을 불어넣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소행성 프로젝트에는 소상공인 금융 지원, 지역상품권 발행 및 사용 촉진, 지역 자원 연계 로컬 브랜드 육성 등 민생회복 주요 시책이 담겼다.

목포대와 순천대를 대상으로 국립의대 신설 정부 추천 용역에 착수한 전남도가 공모 권한이 없다며 반발하는 순천을 다독이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지만 여전한 평행선 구도다. 순천시의원 18명이 나와 피켓을 들고 항의하면서 한때 긴장감이 연출되기도 했으며 일부 상인과 시민도 같은 의사를 나타냈던 것이다. 앞서 순천에서 열린 전국의회의장단협의회 회의에서도 시의원들이 참석한 김 지사를 상대로 시위를 벌였다.

전남도는 최근 순천시와 순천대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대해 우려했다. 순천을 비롯해 여수, 광양, 곡성, 구례, 고흥, 보성 등 동부권 주민 73.8%가 단일의대 공모 방식을 신뢰하지 않으며, 97.5%가 순천대 의과대학 설립을 지지한다는 결과 공표에 대한 강력한 입장 표명이다. 무한인내하겠다는 전남도와 순천지역 간 대립이 더 극단으로 향하고 있다. 수습은 커녕 도리어 감정싸움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동부권의 불만과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는 여론을 모아오라고 하면서 수수방관하는 듯해 보인다.

전국에서 의대가 없는 전남이다. 30년 숙원을 해소할 최적의 기회라고 하나 자꾸 꼬인다. 이대로면 정말 기약할 수 없다. 전체 도민의 역량을 모아도 부족할 판에 분란만 부각되고 있다. 당사자인 전남도는 순천시와 대척점에 선 모습으로 비춰진다. 갈등 조정 능력이 의심스럽다. 의대 유치는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모든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물밑 설득과 타협으로 실익을 챙겨야 하는데,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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