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집들은 지붕 보수를 하지 못한 채 비를 막기 위해 방수포 등으로 지붕을 덮어 놓고 있다./주성학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 남구 월산동 달뫼마을 내 한 주택이 수년째 사람이 살지 않아 폐가로 방치돼 있다. /주성학 기자

광주 남구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달뫼마을’ 재개발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

2일 남구에 따르면 월산동 달뫼마을 주민들로부터 ‘지역주택조합’ 사업 추진 요청이 잇따라 의견을 수렴하고 행정적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TF팀을 이달 중 꾸릴 계획이다.

TF팀 구성은 달뫼마을 주민, 남구 관계자 등 13명으로, 이들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가장 큰 난관인 ‘새뜰마을 사업비’ 반환 규모 및 방법에 대해 집중 논의하며 해결책을 도출할 예정이다.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며 형성된 달뫼마을(남구 월산동 335-9번지 일원)엔 현재 59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주민들은 주택 대부분이 오래됐고 가파른 언덕에 비좁은 골목 등 정주여건이 불편한 탓에 재개발에 뜻을 모아 지난해 3월 월산더힐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이후 같은 해 7월 남구청에 조합원 모집 신고까지 했으나, 남구는 앞서 ‘새뜰마을 조성사업’으로 달뫼마을에 총 71억원을 투입해 재개발 승인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새뜰마을 조성사업은 남구가 지난 2015-2021년 주거 환경이 열악한 달뫼마을 주민들을 위해 생활 기반 시설(달뫼 커뮤니티센터) 조성과 집수리 지원 등에 나선 사업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주거 환경 개선 등을 실시했으나, 모두 허물게 될 상황이 되자 남구는 조합원 모집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이에 달뫼마을 주민 및 월산더힐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등은 수차례 집회에 나서며 남구청이 새뜰마을 조성사업에 쓴 돈을 재개발 부지 인근에 커뮤니티센터·공용주차장·시민공원을 조성해 기부체납 형식으로 반환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달뫼마을 주민 이정순(86·여)씨는 “머리 위에 돌아다니는 지네와 바퀴벌레에 자다가도 벌떡 깨는데, 집을 고치는 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꿈도 못 꾸고 있다”며 “사람 답게 살 수 있는 집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월산더힐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대체 보상 없이 재개발을 진행하는 지역도 많은데, 기부채납을 통해 기존 사업비를 반환하겠다는 걸 승인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허름한 집에서 사는 마을 주민들의 상황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남구 관계자는 “최근 주택 재개발 관련해 내부 논의와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며 “이달 중 TF팀 구성을 마치고 합리적인 결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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