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곳곳의 도로와 인도 위에 불법으로 세워져 있는 이륜차가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나, 처벌은 사실상 불가능 해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자치구는 경찰에게 단속 책임을 미루며 관련 민원 처리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 애꿎은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2일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도로교통법상 정해진 주차구역이 아닌 곳에 불법으로 이륜차를 주정차 할 경우 3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과태료와 달리 범칙금은 소유주와 상관 없이 불법 행위를 한 사람에게 부여된다.

문제는 처벌 조항에 범칙금만 존재하는 탓에 과태료를 매길 수 있는 일반 차량의 불법 주정차 행위와 달리 이륜차는 운전자를 현장에서 확인해야 부과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 광주 5개 자치구에서 최근 3년(2021-2023년)간 부과한 ‘이륜차 불법 주정차’ 범칙금 건수는 단 2건으로 집계됐다.

범칙금은 북구에서 2021년과 지난해 각각 1건씩 부과했다.

이륜차 불법 주정차로 인한 피해 민원은 ▲2021년 155건(동구 71건, 북구 84건) ▲2022년 115건(동구 46건, 북구 69건) ▲2023년 150건(동구 71건, 북구 79건)이다.

서·남·광산구는 민원이 접수되면 경찰에게 업무를 넘겨 건수를 집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당 구들은 장기 방치 이륜차를 대상으로 경고장을 두고 오는 것 외엔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일부 자치구들이 이륜차 불법 주정차 관리에 사실상 손을 놔 시민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다.

이날 동구 조선대학교 후문 인근 도로와 인도 위에는 여러 대의 이륜차들이 불법 주정차 돼 있었다.

이로 인해 사고가 날 뻔한 상황도 더러 목격됐는데, 한 보행자의 경우 좁은 인도에 주차된 이륜차를 피해 도로로 내려왔다가 뒤에서 오고 있던 차량과 부딪칠 뻔 했다.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건 차량 운전자들도 마찬가지다.

지산동 주민 박모(42)씨는 “안그래도 좁은 이면도론데 이륜차를 피하기 위해 차선을 넘나드는 게 일상이 됐다”며 “배달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잠깐’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운전자 입장에선 얼굴을 붉힐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박씨는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가 있는 곳에 잠깐이라도 주차하면 단속 문자 알림에 즉시 이동해야 하는데, 이륜차는 아무렇지 않게 주차할 수 있는 건 차별 아니냐”며 “이륜차 불법 주정차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오면 이동조치 명령을 내리긴 하지만 훈방 조치 수준이라 현행법상 한계가 있다”며 “법 개정을 통해 일반 자동차처럼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하는 등 처벌 강화가 절실하다 느낀다”고 밝혔다./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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