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경기 불황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위해 기꺼이 내 것을 나누는 가게들이 있다.

매월 매출의 일정액을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기부하는 ‘착한가게’는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전남 사랑의열매)에 총 443곳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전달한 성금은 사회 취약계층에게 긴급지원, 생계비, 주거환경 개선비, 의료비 등으로 지원된다.


◇전남 나눔 1번지 ‘강진’·‘장흥’

장흥·강진군 ‘착한가게 단체 가입식’

착한가게는 매월 최소 3만원 이상 매출의 일정 금액을 어려운 이들에게 나누는 가게이며 자영업자, 중소기업, 프랜차이즈, 학원, 병원 등 모든 업종이 참여 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1천여개에 달했으나, 코로나19와 고물가 등의 여파로 많은 가게가 폐업 또는 후원을 중단해 현재는 443곳만 그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는 옛말처럼 기부로 어려운 이들을 돕고 나눔 문화를 확산하고 있는 지역 중 강진군과 장흥군이 ‘나눔 1번지’로 불리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남 17개 군 중 강진과 장흥에서는 각 지역 내 가게들이 착한가게 가입을 통해 소외계층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강진군은 지난달 23일 전남지역 중 올해 처음으로 ‘착한가게 단체 가입식’을 추진, 지역 내 많은 업소가 나눔에 동참했다.

이번에 가입한 착한가게는 ▲본전갈비 ▲MBM ▲슬이네 ▲목리장어센터 ▲O2카페 ▲EDIYA COFFEE 강진점 ▲삼성종합건재 ▲수현이엔씨 ▲CAFFE PASCUCCI 강진군청점 ▲LC마트 ▲PARKLAND 강진점 ▲㈜형제전기통신 ▲백악관 ▲TOUS LES JOURS 강진점 ▲다산동물병원 ▲김호준 법무사 ▲프린스행복호텔 ▲갑진갈비 ▲하이탑학원 ▲태성기획 등 20개소이다.

앞서 강진군은 전남 군 단위에서 최초로 100호 착한가게를 탄생시켰으나,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34곳으로 감소했었다.

이에 100호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강진군은 이번 착한가게 단체가입 20곳을 시작으로 나눔 독려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장흥군도 같은 달 28일 착한가게 단체가입을 진행했다. ▲BYC 장흥점 ▲기아탐진대리점 ▲다온 ▲달콤꽃시루 ▲맛난집 ▲밀밭향기 ▲성모어린이집 ▲식객 ▲세양회전문점 ▲아인기업 ▲올리브스포츠 ▲탐진식육점 ▲운석건설사업 ▲장흥OA ▲장흥통합의료병원 ▲카페팜파스 ▲커피앤유 ▲커피톡 ▲트라이 ▲포룸 ▲하나농원 ▲형제종합건설 ▲황칠돼지한마리 등 23곳이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 이웃을 돕고자 하는 나눔 활동에 함께해 현재 총 38곳의 가게가 착한가게에 동참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 내 가게들이 적극적인 동참을 하게 된 데에는 강진·장흥군수의 앞선 나눔 활동이 있었다.

지난해 전남 사랑의열매는 22개 시·군별 ‘나눔리더’ 10명 가입을 목표로 ‘전남을 이끄는 220 나눔리더 릴레이 캠페인’을 전개했다.

나눔리더는 1년 안에 100만원 이상을 약정하거나 기부하는 사람을 말한다.

캠페인 시작과 동시에 가장 먼저 가입한 사람은 강진원 강진군수였으며 김성 장흥군수도 ‘장흥 나눔리더 1호’ 가입을 통해 군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했다.

강진군과 장흥군의 이러한 활동은 무안군과 화순군에도 영향을 미쳐 이들 지역에서도 착한가게 단체가입을 계획하고 있다.


◇‘9년째 나눔’ 박길종 강진 예쁜화원 대표

박길종 예쁜화원 대표

나눔 1번지 강진과 장흥에는 9년 동안 꾸준하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가게가 있어 많은 이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강진읍에 위치하고 있는 예쁜화원의 박길종(51) 대표는 2015년 11월 전남 사랑의열매 착한가게에 가입, 현재까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박 대표는 착한가게 가입 전부터 지역 내 양로원, 아동센터 등 소외계층을 후원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박 대표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착한가게에 가입하게 됐다”며 “큰 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기부에 비하면 적은 금액인데 좋게 봐주셔서 부끄럽다”고 웃었다.

코로나19 시기 예쁜화원도 큰 타격을 입었지만, 기부를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남을 돕고자 하는 그의 마음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한몫했다.

박 대표는 “힘든 시기에도 기부를 중단하지 않았던 이유는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며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이 나눔에 동참해 건강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온 가족이 기부’ 김권천 장흥식품 대표

김권천 장흥식품 대표와 가족들.

장흥읍에 위치한 장흥식품은 지난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백년가게’로 선정된 식품가게로, 김권천(52) 대표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기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 대표는 2015년 5월 착한가게에 가입했으며, 자녀들에게 어려운 이들을 돕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알려주기 위해 기부를 실천했다.

김 대표는 “아이들이 초·중·고등학교 시기 주말마다 가게 일을 도왔고 그 대가로 용돈을 줬다. 큰 아들은 적십자사에, 둘째는 굿네이버스에 각각 기부하기 시작했다”며 “각자 다른 곳에 기부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정기 기부를 통해 어려운 이들을 돕는 활동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기 정착자금 대출을 받아 이자를 갚는 상황에서도 김 대표가 기부를 끊지 않았던 이유는 ‘책임감’ 때문이다.

김 대표는 “힘든 시기 기부를 놓게 되면 아이들과의 약속을 깨게 되고, 이는 아이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쉽게 포기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멈출 수 없었다”고 웃었다.

이어 “제 아버지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것 중 하나가 ‘베푸는 삶을 살아라’였고 아이들에게도 이를 가르쳤더니 잘 따라와 줬다”며 “기부는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는 것과 같다. 많은 사람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불어 사는 마음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동참해 밝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전남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강진과 장흥에서 올해 착한가게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해 무안, 화순, 담양 등 여러 군에서도 이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지만 소외계층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누는 이들이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어 많은 지자체의 동참을 통해 나눔과 상생의 가치를 더욱 밝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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