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 역사·문화·위대한 인물들의 발자취에서 전남교육의 미래와 희망을 기대하고 있는 전남도교육청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학령인구와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남교육 대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위로부터) 목포 서산초등학교 학생들이 버섯 재배를 하며 관찰하고 있는 모습. 여수 화양초등학교 학생들의 해양안전체험학습. 곡성 삼기초등학교 학생들이 어린농부로 텃밭가꾸기에 한창. <전남도교육청 제공>

“피톤치드 가득 편백 숲에서 힐링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어요. 날이 좋으면 학교 텃밭으로 나가 꽃나무를 가꾸고 교정 곳곳에서 영화도 찍어요.”

학생들의 놀이터이자 삶의 배움터가 되고 있는 전남 작은학교들의 이야기다.

전남도교육청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학령인구와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남교육 대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남지역의 농산어촌 학교들은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을 추진해 폐교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학교의 우수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전남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 역사·문화·위대한 인물들의 발자취에서 전남교육의 미래와 희망을 본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특성, 학교의 여건을 반영한 작은학교 모델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 미래교육에 있어 ‘작은학교’는 오히려 개별 맞춤형 교육, 지역 중심의 글로컬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희망의 무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교육만큼은 더 이상 수도권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전남교육의 당찬 포부가 작은 학교 곳곳에서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전남지역 학교 절반 이상 작은학교

전남 초·중·고 866개 학교 중 학생 수 60명 이하의 작은학교는 413개교에 달한다. 학교 중 절반이 작은학교에 해당된다. 그동안 전남교육청은 작은학교를 미래학교의 모델로 키우기 위해 교육력을 강화하고, 교육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오고 있다.

특히 작은학교의 교육력 제고를 위해 ▲전남형 작은학교 특성화 모델학교 운영 지원(10개교) ▲특색 프로그램 운영 지원(260개교) ▲작은학교 간 연대·협력 강화 ▲공동교육과정 운영 추진 등에 힘쓴다.

더불어 ▲작은학교 영화제 ▲찾아가는 문화예술 교실 운영 지원 ▲섬지역 청소년 오케스트라 운영 지원 등 현장 수요자 맞춤형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작은학교 특성화 모델 개발 및 중장기 지원, 농어촌 문화예술교육 운영, 에듀테크 기반의 창의융합교육 강화 등을 통해 전남 어디에 살더라도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중심의 탄탄한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작은학교 살리기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중요한 만큼 22개 교육자치협력지구, 마을학교가 한마음 한 뜻으로 함께하고 있다.

◇작지만 강한 강소 학교의 ‘매력’

전남교육청은 작은학교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가지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키워가도록 지원하는 ‘전남형 작은학교 특성화 모델학교’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문화예술·생태환경·K콘텐츠·학력 향상 등 네 부문으로 나눠 10개교를 선정했다.

편백숲으로 유명한 축령산 아래 자리한 장성 서삼초는 ‘아토피 치유학교’를 콘셉트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계절 생태놀이와 틈새치유 힐링테라피, 숲 놀이 및 황톳길 맨발 걷기 등 다채롭다.

‘마을을 품은 영화학교’를 브랜드로 한 곡성 삼기초는 영화 제작 교육과정을 운영해 지난해 3개 작품을 마을영화제에 출품했다. 그 중 ‘삼기 다큐 190일 신나는 학교’는 농촌 지역의 특별한 학교생활 풍경을 비롯해 학생 수가 적은 ‘작은학교’만의 특색과 강점들이 학생들의 발랄한 시선에 담겨있어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생태’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시작했다.

목포 서산초는 ‘학교 품안愛’·‘마을 품안愛’·‘자연 품안愛’ 크게 세 개 콘셉트로, 도심 속 자연과 함께하는 전원학교가 입소문이 나면서 폐교 위기를 극복했다. 이 학교는 해마다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 폐교가 거론되는 학교였지만, 올봄에만 전입학생 8명이 찾아오는 매력있는 특성화 학교로 변모 중이다.

또 해양자원이 풍부한 지리적 특성을 살려 목포해양대학교, 목포도시재생지원센터 등 지역사회와 협력한 해양 특성화 교육브랜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교육청은 서산초에서 개발한 이 브랜드를 진도, 여수, 완도 등 향후 섬 지역 작은학교로도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 밖에 ▲화양초 ‘여수 학생작가 육성 전문학교’ ▲중동초 ‘산수유골 자존감 UP! 영화학교’ ▲별량초 ‘순천 지구별 학교’ ▲덕진초 ‘영암 신나는 요리조리 학교’ ▲나주봉황중 ‘나주 국악예술감성학교’ ▲간문초 ‘구례 꿈 빛소리 영어뮤지컬 학교’ ▲고흥대서중 ‘고흥 글로컬 학교’ 등이 추진 중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모델개발을 위해 공모 지정된 10개 학교는 평가를 통해 3년 이상 재지정 운영하고 이후 학력 향상, 에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특성화 학교를 발굴·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기 극복 교육수당·농산어촌 유학

전남에서 최초로 추진·지급하고 있는 전남학생교육수당과 내실있는 농산어촌유학 운영 등 전남으로 ‘찾아오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전남학생교육수당을 전국 최초로 추진했고 그 결실도 맺었다. 1년 반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3월부터 12개월 간 전남 22개 시·군 소재 초등학교 재학생들에게 수당 지급을 시작했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지역소멸 위험으로 분류된 16개 군 지역(무안군 제외) 초등학생에게는 월 10만원씩 연 120만원, 그 외 무안·나주·목포·순천·광양·여수 등 6개 시·군지역 초등학생에게는 월 5만원씩 60만원을 ‘전남 꿈 실현 공생카드’에 바우처 포인트로 지급하고 있다.

수당은 도서와 참고서 구입, 문화예술공연 관람, 예체능 관련 학원 등 교육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학생 및 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도 2020년 전국 최초로 도입해 추진한 농산어촌유학은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교육력을 높이는 데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전남농산어촌 유학생은 291명이다.

도교육청은 1-2년만 머물다 돌아가는 단기 유학보다는, 5년 이상 정주형 장기 유학을 확대해 전남 작은학교들이 안정적인 교육활동을 운영하고, 교육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남의 작은학교 경쟁력을 높여, 교육 때문에 지역을 떠나는 이들이 없도록 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돌봄부터 진학·취업·정주까지를 아우르는 ‘전남형 교육자치 실현’을 통해 전남에서 배우고, 전남에서 꿈을 실현하며 살아가는 지역 중심의 교육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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