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는 구청 소속 일반직 등 1천350명을 대상으로 4월 초부터 이달 초까지 신안군 자은도 라마다 호텔 등지에서 1박2일 일정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힐링·혁신·협업’을 주제로 해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상호 교류를 통해 직원 간 화합을 목적으로 추진됐는데, 도농 복합지역의 특성에 비춰 농번기철 현장 업무가 적지 않은 시기상의 논란도 그렇지만 여려운 재정 여건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집행, 뒷말을 낳고 있다.

실제로 워크숍을 위해 모두 4억5천만원이 투입됐다. 이를 다른 자치구와 비교해 보면 과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구는 980명을 대상으로 5월 보성군 일원에서 실시한 2024년 창의혁신캠프에 5천976만원을 사용했으며, 올 하반기에 공무원 등 900명이 참가하는 ‘소통, 화합, 공감 워크숍’을 준비 중인 동구는 7천780만원을, 9-10월 워크숍을 추진하는 남구는 1억원 정도를 편성하고 있다. 광산구보다 공직자 수가 300여명이 더 많은 북구는 11월까지 힐링 워크숍을 전개하는데 관련 비용은 8천655만원으로 책정됐다.

굳이 적잖은 돈을 써야 할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규모도 비슷한 다른 구의 경우와 너무 차이가 두드러진 현실을 주민들도 수긍하기 힘들다. 물론 어떤 조직이건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행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적절성 시비가 불거지는 상황은 피해야 했다. 특히 공직사회라면 더 까다로워야 한다. 소중한 세금을 물쓰듯 허비했는지 엄밀히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내부 직원들마저 처리해야 할 업무를 마다하고 떠나 마음이 무거웠다는 귀띔이다. 사정이 이러했다면 애초에 충분히 재검토했어야 했다. 아쉽다.

지속된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세수가 줄어들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살림살이도 궁핍해지는 실정이다. 마른 수건도 쥐어짜야 할 판으로 한 푼이라도 낭비해선 안 되는 때다. 광산구는 이번 워크숍이 유독 비난을 받아야 하는 까닭을 곱씹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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