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지급한 ‘2단계 법인택시 선진화 사업’ 보조금 수억원을 부당 집행한 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등이 재판대에 섰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용신 부장판사는 지방재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광주시 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A(70대)씨와 전 직원 B(50대)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이들은 법인택시 선진화 사업 보조금 2억2천여만원을 광주시의 승인 없이 배분하는 등 총 26회에 걸쳐 부당 집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의 경우 자동차 등록증, 지원금 신청서 등 보조금 집행 관련 자료를 폐기한 혐의도 적용됐다.

혐의에 대해 A씨 측은 “보조금 배분 지급 사실 자체는 인정하나, 광주시 승인 없이 이뤄진 일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반면 B씨는 혐의 모두 인정했다.

피고인들의 진술이 엇갈림에 따라 재판부는 B씨를 상대로 신문을 이어가기로 했다. 재판은 다음 달 11일 재개된다.

앞서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지난 2022년 9월 택시운송사업조합을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2단계 법인택시 선진화 사업이 추진된 2016-2019년 조합에서 지원 물량 및 금액 변경에 대해 광주시의 승인을 받지 않고 50개 법인에 총 3억6천600만원 상당을 부당 지급했던 점이 드러났다.

2단계 법인택시 선진화 사업은 광주시가 2012-2015년 실시했던 1단계에 이어 추진됐다. 1단계는 당시 법인 택시 운영 방식이 8일에 하루 쉬는 8부제에서 6부제로 변경되면서 영업 손실이 예상되자 광주시가 차량 교체 비용을 조합을 통해 지원하기로 하면서 시행됐다.

2단계 추진 목적 및 지원 방법은 1단계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조합 소속 법인에 대한 ‘서비스 평가제’가 도입되면서 차등 지급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조합이 광주시의 승인 없이 차등 지급 범위를 어기고 보조금을 과다 지급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관계 공무원 10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요청하며, A·B씨 등을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수사 결과 부당 집행 금액은 감사 때보다 적게 책정됐는데 일부는 지방재정법상 공소시효가 지나서다. 그 결과 A·B씨 등은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한편 광주시로부터 보조금 환수 요청을 받은 조합은 이를 거부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달 23일 1심에서 패소해 최근 항소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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