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4.8의 지진이 부안군 남쪽 4㎞ 지점에서 발생하면서 광주와 전남에서도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랐다. 진원지인 전북의 경우 최대 계기진도가 5로 추정된다. 이는 거의 모든 사람이 느끼고 그릇·창문이 깨지는 정도의 진동이 있었음을 뜻한다. 호남은 물론 수도권, 충청, 영남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컸다. 기상청이 계기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16번째, 디지털관측을 시작한 1999년 이후 12번째다.

광주와 전남은 3-4등급의 진도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 접경지인 담양·장성은 4를 기록했다. 이른 오전 예기치 않은 지진으로 건물이 쿵 하며 흔들렸다거나 침대가 뒤틀려 아침 잠이 깰 정도였다는 신고가 수십건 이어졌다. 특히 인접한 영광 한빛원전의 안전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다. 한빛원전은 유일하게 서해안에 위치해 있으며 진앙과의 거리는 약 42㎞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기상청의 재난문자 발송 이후 곧바로 이상 유무를 확인해 정상 작동 사실을 알렸다. 지역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오전 8시27분 긴급문자 경보가 휴대폰을 통해 요란하게 울렸다. 이번 지진에 따른 여진은 이후로 지속됐으며, 3.1 규모로 비교적 강해 다시 한번 긴장시켰다. 국내에서 강한 지진은 경주와 포항 등 경북지역에 집중되고 있으며, 2016년 9월12일 경주시 남남서쪽 8.7㎞ 지점으로 5.8이 최고치로 기록됐다. 학계는 위험은 일본보다 훨씬 작지만, 한반도에 7.0의 지진도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를 되새기게 한다. 광주·전남도 마찬가지다. 전남에서 2021년 이후 46건으로 나타났다. 국가 차원에서 단층 조사 등 적절한 대응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불과 10%대에 그치고 있는 공공·민간건물 내진 설계를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태까지 없었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큰 재난을 겪지 않았을 뿐이다. 최근 과거보다 지진이 빈발하고 있다. 슬기롭게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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