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바다의 무법자인 해파리 출몰이 빨라졌다. 올해 수온이 지난해보다 1℃ 가량 높아 주의단계 특보가 내려진 것으로 대량 출현시 어업활동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어민들은 허울뿐인 재해 대책을 성토하고 있다.

농어업재해법은 2013년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어업 활동(근해어·연안·구획·정치망어업) 중 발생한 어업용 시설 피해를 국가 또는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 피해액이 시·군별로 3억원 이상일 경우 국가, 3억원 미만일 경우 지자체에서 양식물 및 파손된 어업용 시설의 시설·철거비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어가 생계를 위한 조세, 건강보험료, 영어자금 상환 연기·이자 감면 등 안정 자금도 명시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피해가 큰 어획량 감소, 상품 가치 하락, 작업시간 지연, 조업 정지 등에 대한 규정은 없다. 어민들이 유명무실하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실제로 전남 해역에 매년 주의 이상 특보가 지속 발령되고 있으나 법 개정 이후 1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해파리 발생으로 인한 지원 사례는 전무하다.

해마다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해파리를 많이 구제해도 별도 지원이 없고, 어획량 타격도 심각하다 보니, 일하는 만큼 손해라는 탄식이 나온다. 정부와 전남도가 예찰활동을 강화하는 등 총력전을 기울이는데도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는 하소연이다. 올해의 경우 평년보다 더 무더운 날씨에 개체수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주의를 넘어 경계 또는 심각 단계 발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명백한 자연재해인데도 보상 규정이 미미하다. 해양수산부는 해파리로 인한 손실 규모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금액을 산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나, 어획량 등 직접 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지원 대상에 반영하는 방법을 숙고해야 한다. 예방과 구제도 중요하지만 어업 피해도 눈덩이로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 어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 해파리 출현에 따른 실질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향적 검토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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