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5(화)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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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심정으로 채택했던 UN의 ‘파리 협정’의 목표 달성은 상당히 어려워졌다.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자”는 약속이 바로 그것인데, 그 한계치가 0.05도밖에 남지 않은 현시점에서 본다면, 이미 늦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든다.
사계절이 있는 기후로 그동안 이상 기후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던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제 그 심각성을 예외 없이 체감하고 있는 것 같다. 폭염, 폭우, 홍수, 가뭄, 산불 등 극단적인 사건들은 이제 사람들의 일상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온 상승으로 인해 ‘동해’ 하면 오징어가 아닌 방어를 떠올려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농업 생산성 감소, 수자원의 고갈,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지역 침수, 생태계의 붕괴 등…. 이제 우리는 매년 교과서를 대폭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환경변화를 야기하는 지구 온도 상승의 주된 이유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탄소배출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급하고 중요하다면 강제로 줄이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이를 둘러싼 수많은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에 탄소배출로 경제발전을 이룬 선진국과, 이제 막 본격적인 경제발전을 실시하려는 개발도상국 간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의 기후 위기 책임이 선진국에 있음을 내세우며 탄소배출을 하겠다는 개발도상국의 주장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을 위하는 노력이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선진국의 주장은 듣고 보면 각자의 입장이 이해는 된다. 그리하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기후변화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손해를 보상하기 위한 기금을 조성해 先산업화에 따른 과실을 나누어주기로 했지만, 이 적정액이 얼만지에 대해 또 논란이 있다. 아무리 봐도 명확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이는 단순히 “환경오염을 막자”는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구호로 해결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렇기에 더욱 환경교육은 우리 모두의 학교교육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책임소재를 밝혀 잘잘못을 가리기 위함이 아니라, 이미 기후변화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와 산업 발전에 몰두했던 시대와는 다르다. 그렇기에 우리는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의 환경측면이 어떠한 양상으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알려줘야 한다.
그것은 당위성 명제를 주입시키는 교육도 아니며, 책임을 가려 누구를 탓하는 교육도 아니다. 자신이 훗날 살아갈 미래가 어떤 모습이 될 지를 그리는 교육이다. 그리고 그에 따라 각자가 어떠한 삶을 누릴 수 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하게끔 만드는 교육이다. 이것이 우리 학교 교육의 전 시기에 걸쳐 충분하고 깊게 이뤄질 때, 그때야 아이들은 환경변화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과 책임감을 지니고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환경교육은 ‘환경’ 교육이다. 어디에서 나고 자라는지에 따라 제각기 기후변화의 양상을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환경 교육은 학교 교육의 테두리 안에 있지만, 지역별로 교육의 실제는 달라야 할 것이다. 어느 지역에서는 해수면 상승이 주된 고민거리겠지만, 어느 지역에서는 농업 생산성의 문제가 주된 고민거리일 수 있고, 어느 지역에서는 탄소 배출량이 주된 고민거리일 수 있다. 그렇기에 우선 지역의 삶에 밀접한 부분부터, 지속 가능하고 실천 가능한 기후변화의 대응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0.05도, 절망적이지만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 손을 놓지 않고, 우리 지역에 적합하고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교육을 실현시켜보자. 우리의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이다. 사실 인류는 늘 그래왔다. 인구가 늘면 식량이 부족해 위기에 처한다는 맬서스 트랩이 결국 깨진 것처럼, 탄소배출도 어느 순간 의식과 기술의 흐름이 집약되어 큰 성과를 이룰지도 모르는 일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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