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을 할 때면 시 속에 담긴 문장, 시어 하나하나에 깊은 의미가 담겨있단 걸 매번 느껴요. 삶의 여러 체험 속 비롯된 무수한 풍경들은 하나같이 소중합니다. 이러한 지역 문인들의 시가 보다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박철영 문학평론가의 네 번째 평론집 ‘시안’(현대시문학刊)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지난해 두 번째 평론집 ‘층위의 시학’, 지난 3월 세 번째 평론집 ‘이면의 시학’을 펴낸 데 이어 지난달 출간된 이번 평론집에는 지역 시인 29명 작품에 대한 평론이 담겨있다.

시집 제목인 ‘시안’에 대해 박 평론가는 “시 안에 깃든 시인의 정신, 그 시대의 맥락까지 통찰한다는 뜻이다”며 “이는 시 속의 ‘눈’을 의미하기도 하며, 시 문장들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긍정적 에너지로 가 닿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책은 ▲반향, 그리고 사유가 낳은 발화 ▲여울을 돌아나온 담론 ▲이유 있는 발화 ▲시간을 관류한 언어망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는 조선의·김두례·신양옥·피귀자·김순효·진영대·임혜주, 2부 이학영·조영심·김해자·김미승·성미영·김황흠·정선희, 3부 박수림·이민숙·오미옥·서수경·김기홍·고영서·곽인숙·김도수, 4부에는 박수원·이지담·양종화·이은유·정재영·석연경·김계식 작품에 대한 평론을 실었다.

박 평론가는 “이번 평론집에 실린 작품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한 사람 한 사람 시인의 마음이 곧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정신을 부양해 온 치열함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평론가는 중앙이 등한시해 온 지역문단의 저변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중앙문단이 아니면 아예 소외시켜 버리는, 이른바 문단이 끼리끼리 뭉쳐가는 세태는 당연한 것처럼 거리낌이 없다”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진정한 글쓰기에 매진해오고 있는 변방의 시인들을 만나오는 일을 지속하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수많은 문인들의 작품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박 평론가는 읽기 쉬운 문장과 개성적이고 특별한 문장들로 다양한 시인들의 시세계를 담아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아직 소개하지 못한 작품들이 많이 남아있어요. 묵묵히 제 소임을 다하며 문학에 열중하는 시인들의 시 속 진정함에 주목해 새로운 글을 계속해서 써 내려갈 생각입니다. 평론을 통해 우리 지역 시인들이 가슴으로 품어낸 작품을 끊임없이 알리고 싶어요.”

한편 박철영 평론가는 2002년 ‘현대시문학’ 시 부문, 2016년 ‘인간과문학’ 평론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산문집, 평론집 등 다양한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순천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대시문학’ 부주간, 한국작가회의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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