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추진된 광주시 자원회수시설(소각장) 공모가 또 소득없이 끝났다. 파격적 인센티브도 눈길을 끌면서 2차에서 후보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가 쏠렸으나 결국 물거품이 됐다. 입지선정위원회는 전문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라 평가절차 보류를 결정했고, 재공모를 의결했다. 필수시설임에도 주민 반발이 걸림돌이었다. 자치구가 후보지를 신청받고 의견 수렴에 나서 물꼬를 터야 한다. 더 뒷짐지지 말아야 한다. 주도적 역할을 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발생지 원칙에 따라 처리의 책무는 자치구에 있다. 전국적으로 다른 지역의 사례도 유사하다. 강기정 시장과 5개 구청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선(先) 자치구 신청, 후(後) 시 주도 방식으로 변경에 합의한 것도 타당하다. 사실 1차 6곳에 이어 이번에도 7곳이 신청해 가능성을 키웠다. 이후 요건 미충족과 신청 철회 등으로 서구 매월동, 북구 장등동, 광산구 삼거동 등 3곳이 남았는데 해당 주민들은 삭발과 집회 등으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 바람과는 달리 최종 무산된 이유가 이와 무관치 않다. 소각장 시설은 총사업비로 3천240억원이 투입된다. 폐기물시설촉진법 상 공사비의 20%인 600억-800억원 정도의 문화·체육·여가 등 편익시설 설치와 주민 지원금을 비롯한 1천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도 별반 효과가 없었다. 무엇보다 시민의 안정적인 생활 환경에 반드시 필요하다. 한마음으로 발벗고 나서야 한다.

다시 원점이다. 광주시와 자치구가 자원회수시설이 적기에 건립될 수 있도록 의지를 모아야 한다. 공동 회견을 통해서도 적정 후보지 1개소 이상 신청을 위해 공감대가 형성된 바, 앞으로 속도가 붙어야 할 것이다. 기본계획 수립과 설계, 공사 등에 수년이 걸린다. 2030년 준공해 시험 가동하는 일정을 고려하면 촉박하다. 이대로면 지연 사태가 뻔하다. 3차 공모도 가시밭길이다. 더 행정력을 낭비하고 더 시간을 버리지 말라. 발등에 불이다. 광주시의 부담이 그만큼 더해지고 있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