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경제 한파에도 불구하고 구세군 자선 냄비가 펄펄 끓고 있다. 충장로 우체국, 신세계백화점, 롯데아울렛 수완점 등에서 진행 중인 광주지역 모금액은 2천200여만원으로 잠정 집계돼 최근 5년 평균을 웃돌았다.

힘들다고 하지만 더 힘든 이웃을 위한 나눔이다. 십시일반이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함께 참여하고 있다. 어린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부터 80대의 어르신까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매년 하는 일이라며 머쓱해하기도 한다. 자선냄비 앞을 지나가다 QR 코드를 스캔한 후 온라인으로 마음을 전하거나 자원 봉사자들에게 먹거리를 건네는 이들도 있다. 찬바람이 부는 거리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물가와 환율이 요동치는 불안정한 상황의 연속이다. 민생은 바닥으로 곤두박질하고 있다. 경제적·심리적 여력이 없어 어수선한 분위기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대체로 기부가 줄어드는 특성이 있으나 되레 너도나도 동참하고 있다. 탄핵 집회에서도 서로를 돕는 나눔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구세군 측도 올해는 정치적 혼란과 경기 불황으로 모금이 부진할 것으로 우려했는데 기우에 그쳤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걱정하고 돕고자 하는 선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우리 사회가 따뜻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공동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뿌듯해했다.

희망의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매년 겨울 울리는 종소리는 더 뚜렷하게 메아리치고 있다. ‘세상을 밝히는 빛(Light of Love)’. 구세군이 내건 주제다. 현장 모금은 끝났지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후원은 12월 말 캠페인 종료까지 가능하다. 유독 힘들었던 2024년을 뒤로 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하는 차별없는 나눔으로 모두가 따뜻한 연말을 보내는 중이다. 영하의 날씨도 눈녹듯 녹아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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