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경기도 크게 위축돼 있다. 지역 중소 건설사들은 어려운 상황을 호소한다. 연쇄 줄폐업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전체 금융권(은행+비은행)의 건설업과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각각 116조2천억원(55조5천억원+60조7천억원), 500조6천억원(309조1천억원+191조4천억원)에 이른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 통계는 금융기관 업무보고서에 기재된 실제 대출·연체 등을 집계한 결과다. 비은행권은 저축은행·상호금융(새마을금고 제외)·보험회사·여신전문금융회사가 망라됐다.

부실 대출 지표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다. 특히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올해 1분기 기준 각 7.42%, 5.86%로 역시 2015년 이후 최고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의 경우 저축은행에서 건설업이 19.75%, 부동산업은 14.26%에 달했다. 저축은행 사태 직후 2013년 30%를 웃돌았는데 당시 수준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 올해 초 시공순위 16위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로 한 고비를 넘겼지만 여전히 불씨가 살아있다.

금융권 대출이 눈덩이로 불어나고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통화 긴축과 경기 부진의 여파로 이자조차 감당 못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다간 다 죽을 판이다.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빨간불이 들어왔다. 양 의원은 높은 연체율 등이 금융과 지역 위기로 이어지는 고리를 차단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예방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자금 조달의 한계, 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문제, 미분양 물량 증가 등 복합적 난제가 맞물렸다. SOC 예산 조기 집행 및 합리적 비용 책정, 규제 완화를 통한 금융부담 감경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 건설·부동산의 리스크가 금융권 전체로 파급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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