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최근 조성한 서구 화정근린공원 내 맹꽁이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다. 성체 기준 몸 길이가 약 4.5㎝에 달하는 맹꽁이는 ‘쟁기발개구리’로도 불린다. 피부 호흡을 해 유해 화학 및 오염 물질이 있는 곳엔 살 수가 없어 환경 건강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도 사용되는 멸종위기생물이다.

화정근린공원은 옛 국군광주병원 부지를 활용해 10만7천606㎡ 규모로 지난달부터 시민에 개방됐다. 치유의 숲, 추모의 길, 어린이놀이터, 잔디광장, 산책로, 체력단련시설 등을 갖춘 도시공원으로 앞서 2020년 환경영향평가에서는 포유류 2과 2종, 양서류 2과 2종, 파충류 1과 1종, 조류 9과 12종, 육상곤충류 20과 29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양서류에 법정보호종인 맹꽁이(멸종위기 2급)가 포함돼 이목이 쏠렸다.

2022년 정밀조사를 실시해 파악한 수는 14마리로, 광주시는 따로 공간을 마련해 한데 모여 살도록 유도했고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했다. 하지만 보호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결국 서식지에는 플라스틱과 고철 등 온갖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고, 인근에 주차장이 운영돼 차량에서 나온 매연의 영향도 심각한 수준이다. 피부로 호흡하는 맹꽁이 특성상 치명적이어서 긴급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난 화정근린공원은 5·18민주화운동 사적지도 보존돼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에서 확인됐듯 다양한 생물이 어울려 살고 있어 생태학습장 역할도 충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조성해 놓곤 관리 상의 문제가 드러나는 현실이 무척이나 아쉬운 것이다.

멸종위기종 보호와 관련해 광주시가 구체 기준이 없다며 소극적 태도를 보여선 안되겠다. 유관단체 및 전문가 등과 머리를 맞대고 가능한 방안에 착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도 개선에 대한 건의도 필요하면 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과 환경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맹꽁이가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