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시민사회단체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2세계박람회 국가 선투자금 3천600억원을 재출자 방식으로 사후활용에 투자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수박람회는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105개국 820만명의 관람객이 참여, 흥행에 성공했다. 해양산업과 과학기술의 강국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엿보는 무대로 큰 주목을 끌었다. 이후 시설에 대한 매각과 활용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돌출됐으며, 2022년 특별법을 개정해 여수광양항만공사에 운영 책임을 맡기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여수의 자랑스런 유산으로 박람회장이 활용되고 있고, 움직임이 분주한 상황이다. 그런데 정부가 투자금 회수 방침을 통보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마스터플랜 용역을 시작했고, 앞으로 1년여 후면 본격적인 사업을 펼쳐갈 계획이다.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보여도 부족할 판에 도리어 발목을 잡았다.

해마다 1천만명이 찾는 호남권역 최대의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낭만포차에서 버스킹과 밤바다를 즐기고 해상케이블카를 타며 야경의 매력에 취하는 등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로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남해안 남중권 거점으로서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으로 부상할 채비를 마쳤다. 여수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10여 년간 표류했던 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 문제가 드디어 본궤도에 들어섰다. 여수의 경쟁력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다. 2026년 9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라는 주제로 섬박람회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 섬을 가진 나라, 섬의 가치를 연구하는 나라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대와 협력의 장을 마련한다. 섬의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돌아보며, 지속가능한 내일을 모색하는 국제행사다. 2012박람회의 바다, 연안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섬의 생태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한 의미있는 논의의 장이 될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기획재정부가 투자금을 부채로 전환하고 상환을 압박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매우 무책임한 처사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