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올해 ‘2030 비전’을 선포했다. 변화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기치로 희망농업, 행복농촌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60여 년 협동과 상생의 정신을 계승하는 동시에 환골탈태해 거듭나겠다는 임직원의 강력한 의지다. 하지만 녹록지 않다.

고물가 흐름에도 농산물 가격 불안정으로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 이상기후 현상 등이 함께 덮쳤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관 기관 업무보고에서 농협의 역할이 미미하다며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은 ‘양곡관리법’ 및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를 질책했다. 지자체와 지역조합 간 협치를 통해 지방소멸 위기를 타개하자는 취지의 ‘지역농림어업 발전사업 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안’이 시행 6개월이 지났으나 추진은 미흡하다고도 했다. 같은 당 문금주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도 농협이 정부 지원금과 함께 무기질비료 가격 급등에 따른 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 산정 기준이 바뀌어 지원이 줄고 농가 부담은 더욱 늘었다며 추궁했다. 농업인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농협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취임, 4년의 임기를 시작한 강호동 회장은 비전 2030을 통해 국민에게 사랑받으며 농업인의 행복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경제·사회·문화적 지위 향상을 추구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동반성장을 지속하며 미래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농협으로 도약할 것이란 핵심가치를 제시했다.

농협은 농민과 농·축협이 중심이다. 전국적으로 1천111개의 조합과 200만명이 넘는 조합원을 두고 있다. 활력을 잃고 흔들리는 농촌의 위기를 극복하며 풍요롭고 안정적인 삶을 구현해야 하는 시대적 소명과 마주했다. 주무부처의 눈치를 살필 일이 아니다. 농업인의 소득 증대와 복지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농가의 경영비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실행해야 한다. 허물 없는 대화를 하고 소통을 더 강화해야 한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