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순아 작가가 시집 ‘너만 기억하는 시간이 있다’(작가마을刊)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시간 너머’의 화자를 찾아가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시인이 기억하고 찾아내고 추출하는 시간은 모두 우리의 시간이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됐으며 70여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작가가 기억하고 찾아내고 추출하는 시간은 모두 우리의 시간이다. 그는 자신에게 투영된 화자를 통해 모든 독자의 시간들을 찾아 그 앵글에 맞춰진 서정성을 보여준다.

거친 듯 고요한 시간이 흐르고 그 시간에 투영된 시인의 자화상이 물 스미듯 녹아나 있다. 하지만 그 자화상은 단순한 연대기적 자화상은 아니다. 언어의 결 속에 오밀조밀 틈 없이 메워진 이슬 같기도 하고 광활한 바닷가 모래알처럼 끝이 없기도 하다.

마치 고요한 폭풍우가 지나간 듯 시인의 시들을 읽다 보면 잔잔한 파장의 물결을 느낀다. 그 물결은 또다시 큰 바다의 파고로 변한다. 오밀조밀 채워진 언어의 비늘들이 광활한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반짝이는 느낌이다.

정훈 문학평론가는 “때로는 목적 없는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때로는 진작에 무엇을 찾으러 나섰다가 갑자기 길을 잃어 방황하는 나그네처럼 김순아의 시는 우리 눈을 향해 진자처럼 멀어졌다 가까워진다”며 “시인은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 나서는 사람이다. 고향을 잊은 현대인에게 시인이 찾는 고향의 풍경을 가늠할 수 있다면, 아마 시간의 물결이 요동치는 마법의 공간 틈바구니에서 잊은 듯 다시 태어나는 존재들이 손짓할 것이다”고 평했다.

한편 김순아 시인은 2001년 ‘한국문인’ 시, 2017년 ‘시와 사상’에 평론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슬픈 늑대’, ‘겹무늬 조각보’, ‘푸른 파도에게’가 있으며 에세이집 ‘인문학데이트’, 비평집 ‘현대시로 읽는 식인食人의 정치학’ 등이 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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