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영락공원에 들어설 동물 장묘시설이 없던 일이 됐다. 민간업체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라고 한다. 공적 영역에서의 운영을 바라던 시민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당초 광주시는 2026년까지 사업비 60억원을 투입, 화장장 2기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8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반려동물 복지 지원시설 조성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 용역을 시작해 올해 5월 완료했고, 지난달 심창욱 광주시의원(북구5)이 대표 발의한 관련 조례가 통과돼 근거도 마련했다. 그러나 용역 결과 민간 영업장 개소 추이, 인근 (민간)화장시설 실태 등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로 광주 인근인 전남 4곳, 전북 6곳 등 10곳에 소재하며 가동률은 하루 평균 31%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주시는 5개 자치구에 훈련·입양 등이 가능한 놀이터, 복합공원 등의 거점 공간을 설치하는 등 ‘반려동물 친화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장묘시설은 타당성이 낮다며 제외했다. 혐오시설로 인식돼 주민 설득의 과정이 쉽지 않고 폐기물로 분류되고 있는 현행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최근엔 광산구에서 화장로 2기, 장례시설 등을 갖춘 민간 시설이 추진되고 있으나 주민 반대에 가로막혀 법적 다툼이 진행되고 있다.

광주지역 반려가구는 13만5천749가구, 양육 인구는 29만4천576명, 동물은 17만9천588명로 추정된다. 전국적으로 ‘1천500만’ 시대다. 국민 10명 중 3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특히 대다수가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정식 장례 절차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 급증할 수 있다. 유기동물도 늘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공공 시설이 가동된다면 임의 매장하는 등의 폐해도 일부분 개선 가능하다.

민선 8기 강기정 시장의 공약 사업이다. 친화도시를 만든다고 하면서 핵심이 빠졌다. 사실상 폐기다. 타지로 이동해야 하는 시민들은 불편하다. 숙원인 것이다. 합법적인 장례 문화 정착을 위해 공적 분야에서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수익 위주로 가동되는 민간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재고해야 한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