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도민 공청회에 순천대가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순천대는 용역사 인터뷰도 참여 입장을 번복하고 불참키로 했다. 동부권의 의료 여건을 알리고 전남도 공모에 대한 여론을 가감없이 전달하겠다는 취지에서 응하겠다고 회신했지만 이를 언론에 공개해 마치 공모에 나설 수도 있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이유에서다.

용역 수행 기관이 중부권과 서부권, 동부권으로 나눠 3일 간 진행한 1차 공청회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질의 답변과정에서는 “공모에 응하지 않는 대학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공모에 응한 대학만을 추천할 수 있다”는 설명에 동부권 주민들이 ‘이럴거면 왜 하냐’,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항의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10월 말 추천 대학을 선정한다는 목표로 의견 수렴이 본격화됐다. 공청회가 국립의대 신설을 희망하는 도민의 오랜 염원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지만 전남도 공모에 반대해온 순천 등의 반발이 여전하다는 사실도 여실히 드러났다. 일정이 촉박하다. 시간과의 싸움인데, 순천대의 참여가 불투명한 것이다. 특히 전남 숙원사업임에도 정치적으로 변질되는 모습이어서 안타깝다. 김영록 지사에 대한 불신임과 차기 지방선거에서 낙선운동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은 우려를 더욱 키운다.

의과대학 유치를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다. 절실하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평가받아야 한다. 보다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 것이다. 정부의 의뢰에 따른 공식 행정행위다. 무조건적 거부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일 캠퍼스와 단일 병원, 단일 캠퍼스와 복수 병원, 병원 1곳 신설과 공공의료원 또는 민간 시설 등 기존 병원 인수나 위탁·협력 운영 방식 등의 장·단점도 논의되고 있다.

향후 2차 공청회가 예정돼 있다. 전체 도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동부, 서부권 모두 수용 가능한 의대 모델을 도출해야 한다. 전남도, 용역기관도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설득해야 한다. 이대로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식이다. 2026학년도 정원을 배정받으려면 바짝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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