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유족 조사 기한이 오는 10월 종료되도록 규정된 여순사건특별법 개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피해 신고 7천465건 가운데 현 중앙위원회 심사 결정은 9%대에 그쳐 미완으로 마무리될 가능성 때문이다.

전남도가 제22대 국회 시작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특별위원장인 주철현 국회의원과 동부권 조계원·김문수·권향엽·문금주 의원실을 잇따라 방문한 이유다. 이후 7월 동부청사에서 열린 신정훈(민주당, 나주·화순) 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의 유족·관련 단체 간담회에서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으며, 이달 1일 전남을 방문한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에게도 적극 건의한 바 있다. 전남도는 올해 초부터 지속해서 국회와 정부에 특별법 보완을 요청하고 있다. 중앙위 심사율을 연말에 20%까지 두 배 이상 끌어 올린다는 계획에서다.

올바른 역사 정립을 위해 조사 연장이 불가피하다. 마땅히 희생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 등이 이뤄져야 한다. 1948년 10월19일부터 1955년 4월1일까지 여수·순천을 비롯한 전남과 전북, 경상도 일부 지역에 발생한 혼란의 진압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불행한 과거사의 진실을 온전히 밝혀내고 대한민국이 화합과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정치권도, 정부도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 주최 제75주기 합동추념식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추모 영상으로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이를 통해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우리의 역사로 바로 서도록 화해와 상생의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특별법은 제16대에서 최초 발의된 후 4전 5기 끝인 20년 만에 21대 국회에서 어렵게 의결됐다. 국가가 70년이 넘는 통한의 아픔을 달래주는 중대 과업임에도 지나치게 늦은 감이 있다. 넘어야 할 난관은 또 산적해 있다. 오는 10월이면 조사가 끝나고 내년 4월까지 보고서 작성을 마쳐야 한다. 단 한 명의 억울한 희생자와 유족도 없어야 하는데, 벌써 우려가 나온다. 신속한 특별법 개정부터 전력해야 할 것이다. 전국화 사업도 물론 차근차근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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