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가 최근 자동차업계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 캐즘(수요 일시 둔화)부터 화재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생산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부 완성차업계는 전기차 출시 계획을 연기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전 국민 관심사의 발단은 인천 청라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다. 밀폐된 지하공간에 주차된 벤츠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 공간에 있던 수백여대의 차량이 전소됐고 입주민들이 무더위에 이주민 생활을 하는 등 피해가 커지면서 연일 전기차 화재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이른바 ‘전기차 화재 포비아(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전기차 특성상 배터리 과열 등으로 인한 열폭주 현상으로 화재 진압이 어려워지자, 지하주차장이나 타워주차장에 전기차 주차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전기차 화재로 인한 화재가 잇따르자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자동차업계는 부랴부랴 배터리 제조사 공개부터 충전 제한 등 각종 전기차 화재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을 놓고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이 오랜기간 준비된 게 아니라 주먹구구식 임시방편 대책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기차 공포가 불러온 설익은 해법이라는 지적이다.

또 전기차 차주들은 자신들을 ‘잠재적 방화범’으로 취급한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전기차 화재로 인해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 지하주차장 제한을 찬성하는 목소리도 설득력이 있다.

전문가들은 과충전 등 일부 대책이 화재의 결정적인 원인이 아니라며 배터리 모니터링 강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각종 완성업체에서 배터리 제조사 공개에 대한 움직임은 소비자 선택권에서 중요한 조치라는 목소리가 크다.

전기차 보급은 어차피 탈 탄소화 시대 세계 각 국가에서 지향하는 흐름이다.

정부와 자동차업계는 단편적인 전기차 화재 대책이 아닌 거시적이고 근본적인 해법을 내놔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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