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이어온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이재명 대표의 연임으로 결론났다. 이재명 대표는 최종 85.4%라는, 민주당 대표 선거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권 재도전을 위한 힘찬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당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것은 1995-2000년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직을 맡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이재명 대표가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진 것과는 별개로 광주와 전남지역 민주당 당원과 지역민들은 다소 걱정이 앞선다.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도전했던 지역출신 민형배 후보(광주 광산을·재선 의원)가 전당대회에서 최종 낙선한 때문이다. ‘호남 단일 후보’로 경선에 나서 지역민들의 기대를 모았던 민 후보는 최종 집계 결과 8명 중 7위에 그쳐 5위까지 주어지는 최고위원 당선자 명단에 들지 못했다. 경선 초기부터 5위권을 벗어났던 민 후보는 8월 초에 치러진 광주·전남 경선에서 지역민의 열망을 안고 1위를 하며 5위로 당선권 문턱을 가까스로 넘었었다. 하지만 당원 수가 가장 많은 경기와 서울 경선에서 다시 하위권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이로써 당 지도부에 ‘호남 대표’ 입성을 원했던 지역민의 기대는 또 물거품이 됐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 지역구 출신 최고위원은 21대 국회 당시인 2020년 8월29일 전당대회에서 양향자 후보만 당선됐을 뿐, 이후 서삼석·송갑석 후보에 이어 민형배 후보까지 3회 연속 최고위원 경선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게 됐다.

민주당은 늘 광주와 전남을 ‘텃밭’으로 여긴다. 당이 어려울 때마다 지지를 호소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노무현, 문재인 등 민주당 정권을 창출했던 원동력도 호남의 지지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막상 지원을 받아 소기의 목적을 이룬 뒤에는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민주당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함께 대중정당을 만들어가겠다’고 선포했다. 그렇다면 전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 지도부에 또 광주·전남이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직시하고 이를 보완하는 작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