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유일한 민립(民立)대학인 조선대가 내홍을 겪고 있다.

조선대 교수평의회, 총동창회 등 11개 단체로 구성된 조선대 범조선인비상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김이수 법인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대위의 주장은 김 이사장이 권력의 사유화, 학사 개입 등으로 민립대학의 정체성을 훼손했다는게 주된 이유다.

범대위는 이사장 퇴진 촉구 이유로 정관 시행 규정의 일방적 제정으로 행정권 장악 시도, 대학과 상의 없는 병원장 임명 강행, 조선대 병원 신축 일방적 추진, 조대병원 의약품도매합작법인 파트너 선정 불투명한 심사과정, 대형 국책사업유치 준비에 대한 무책임한 대응, 개방이사 선임에 권력 행사, 총장·교무처장의 권한 박탈 등을 꼽았다. 또 이사장의 독단·독설적인 대학 운영과 자율권 제약 등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에 지난 2020년 3기 이사회에서 이사장에 선출된 이후 지난해 7월 4기 이사회에서도 이사장으로 선출된 김 이사장이 대학 구성원들의 강력 반발로 새로운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범대위는 헌법재판관 출신인 김 이사장이 법조인의 경험만을 갖고 대학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법리에만 의존해 대학을 운영하려 하다보니 학교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이사장에 대한 범대위의 집단적인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대학교 본관 앞에서 퇴진운동을 진행한 바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9월 개강과 동시에 퇴진 서명운동과 천막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구성원들간의 심각한 분열로 확산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광경을 지켜본 많은이들은 학령인구 절벽으로 인해 지방 사학들이 위기해 처해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대학 구성원들간의 갈등보다는 이 난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데 더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열망속에 조선대는 7만2천여 설립동지회원의 뜻을 모아 1946년 대한민국 유일의 민립대학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지역 사학에 걸맞는 역할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사실을 재차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