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상·하수도 요금이 오른다. 노후관 교체 등 시민 건강·안전에 직결되는 필수 사업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서민들 사이 볼멘소리가 나온다. 광주시는 물가대책위원회를 열어 오는 12월 고지 분부터 2027년까지 4년 간 상수도 요금은 연 9.2%, 하수도는 9%씩 각각 인상하기로 의결했다. 금액으로 계산하면 상수도의 경우 가정용 월 평균 사용량 14㎥(t)를 기준으로 월 800원, 하수도는 월 560원 정도다. 아울러 그동안 적용했던 가정용 상수도 누진제를 폐지하고 단일 요금제로 전환한다.

공공요금 인상은 소득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서민 가계를 더 옥죄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측면에서 신중해야 한다. 광주시도 상·하수도 요금을 손대는 대신 시내버스·도시가스·도시철도·택시·쓰레기봉투 등은 동결 조치했다. 2020년 인상을 결정했던 공영주차장료도 재차 보류시켰다. 광주시에 따르면 상수도 요금은 2017년 이후 7년 동안 동결돼 2023년 결산 기준 499억원의 결함액이 발생했다. 노후 상수도관 교체, 급수 중단 사고에 대비한 배수지 신·증설, 가뭄 등 재해 재난에 대비한 동복댐 연결 비상 도수관로 사업, 정수장 현대화 등 필수 시설 투자 재원의 확보도 절실하다.

시민 입장에서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하나 지나치게 높은 물가 수준에서 당장의 경제적 어려움을 염려하고 있다. 특히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따른 전기료 폭탄을 걱정해야 하는 때에 그리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앞으로 인상 압박을 받는 여타의 공공요금도 언제까지 동결될지 모르는 일이다. 갈수록 생활은 팍팍해지고, 악화될 가능성도 높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IMF 외환위기는 물론 코로나19 사태를 넘어서는 최악의 불경기를 벌써부터 실감하는 분위기다. 체감물가 걱정이 너무 많다며 한숨이 깊다.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의 고통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서민들은 소비를 더 줄이고, 기업의 생산은 더 하락하며, 경제는 더 얼어붙는 악순환이다. 명목소득은 늘어도 실질소득은 감소했다. 다시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넋두리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