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광주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추진되면서 문화를 토대로 지역이 발전하는 ‘문화도시’ 개념이 알려졌다. 이른바 지역문화진흥법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문화도시를 지정하고, 시·도지사 및 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의 시장이 조례 제정을 통해 ‘문화지구’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도시·지구 사업은 실제론 기초자치단체 수준 혹은 그 이하 문화마을 단위로 진행했고 아바이·벽화·녹차마을 등 수많은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추세에 맞춰 관리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지방의 인구 감소세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일자리와 주거 해결을 위해 떠나는 청년층의 유출이 심각한 양상이다. 지역 경제는 갈수록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소멸이 목전에 닥쳤다.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광주 북구갑, 국토교통위원회)이 대표발의한 ‘지역문화진흥법 개정안’(일명 문화마을법)은 문화지구 지정 권한을 ‘문화마을’로 줄여 기초단체장에게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특색있는 공동체를 육성하는 근거를 담았다.

광주·전남의 경우도 마을마다 고유의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 현대적으로 계승, 청년을 비롯해 생활인구를 늘릴 수 있는 유의미한 자원이 풍부한 곳들이 다수여서 문화마을로써의 정체성을 이미 확보해 놓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문화도시 20곳 이상이 지정돼 있는데, 춘천시의 빈집 문화공간 조성, 익산시의 보석산업단지를 기반으로 한 보물찾기 축제, 공주시의 그림상점로, 부산 영도구의 소설 ‘파친코’로 보는 문화도시 코스 등 사실상 문화마을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문화마을은 소규모 문화시설·업종 등의 육성을 통해 자생력을 강화하는 곳으로 정의됐다. 정 의원은 무등산 야구용품마을이나 말바우시장마을 등의 구체적 사례를 들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책임지는 ‘소확행 사업’이다. 작지만 강한 문화마을을 키워야 한다. 지역 주민들이 피부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면 자부심을 느끼게 되고 정주의식 또한 높아질 것이다. 당면한 소멸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는 민생 법안이다. 조속한 입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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