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순천 10·19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위원회(여순사건위원회)에 신고 접수된 사건 중 처리 완료된 사건은 고작 9.5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76주년을 맞는 여순사건 희생자 명예 회복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여순사건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신고 접수된 사건 7천465건 중 처리된 사건은 710건(중복 2건 포함)으로 사건 처리율은 9.51%이었다.

여순사건위원회의 진상규명 신고 접수 기간 종료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올해 8월 기준 6천577건(중앙위원회 2천999건·40.17%, 실무위원회 3천578건·47.93%)이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여순사건법 시행령 제11조는 중앙위원회가 실무위원회의 심의·의결 요청을 받고 90일 이내에 희생자·유족 여부를 심사·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무위원회에서 중앙위원회에 의결을 요청한 2천999건의 평균 계류 기간은 222.2일에 달했다. 지난달 24일 실무위원회에서 의결한 968건을 제외하면 90일 이내에 처리된 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평균 계류 기간은 319.6일이다.

이미 처리된 사건 710건도 중앙위원회에서 평균 218.7일 동안 계류됐다. 중앙위원회에서 90일 이내 희생자 및 유족 여부를 심사·결정한 사건은 45건에 불과했다. 710건 중 93.7%에 해당하는 665건이 여순사건법의 시행령을 위반한 셈이다.

여순사건위원회의 신고 접수 이후 사건 처리까지 총 소요 기간은 평균 523일이었다. 희생자·유족 결정까지 700일 이상 걸리는 경우도 146건으로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했다.

여순사건위원회는 전문인력 충원, 우선순위 선정 등으로 희생자 및 유족 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순사건위원회의 임기가 완전히 종료되는 2025년 10월4일까지 총 3천400여건의 사건 처리가 예상돼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한 기한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용혜인 의원은 “진상 규명에 힘써야 할 정부가 유족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시행령을 위반하는 참담한 현실”이라며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정부의 철저한 반성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양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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