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동복천을 비롯해 환경부가 홍수·가뭄·용수 수용 등에 대비한 ‘기후위기 대응댐’ 건립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변 문화재에 대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국회의원(여수을)에 따르면 9월 중순 국가유산청에 환경부와 관련 협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해당 사항 없음’으로 답변을 받았다. 또한 국가유산 자료도 ‘댐 건설 계획을 알 수 없어 확인 불가하다’고 했다고 한다.

환경부는 지난해 5월부터 기후대응댐 계획 수립 시작 이후 7월30일 공식 발표까지 문화재 관리를 위한 부처 간 협의가 없었으며, 국가유산청도 별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소실되면 복구하기 어려운 유산 보전에 구멍이 뚫렸다. 조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댐 건설 후보지 14곳 행정구역 일대 대부분에서 30여건의 멸종위기종 서식 및 천연기념물, 보물, 국가등록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다. 섬진강 유역 전남 화순 동복천 일원에는 유산청이 지정한 유형문화유산 동복남덕원비, 전남도기념물 동복연둔리숲정이, 문화유산자료 독상리석등·동복향교 등이 소재한다.

삶의 터전이 수몰될 동복댐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적인 문화재 조사도 건너뛴 만큼 반대 목소리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올해 연말 신규 댐 후보지를 최종 확정하고, 하천유역 수자원 관리계획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김완섭 장관이 주암댐을 방문해 “지역과 소통하면서 속도감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후대응댐은 극한 홍수와 가뭄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국가 전략산업의 미래 용수 수요 등을 뒷받침하기 위한 물그릇 확보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수용성이 전제다. 향후 환경영향평가까지 정보를 공유하면서 동의를 이끌어야 한다. 이번에 문화재 관리까지 허술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무리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 매어 써야 하겠는가. 정확한 실태 파악과 안전한 보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논란만 더욱 확대되는 듯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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