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도 핼러윈은 차분했다. 서구 상무지구 등지에 20-30대 젊은이들이 몰리지 않아 평일과 크게 다름 없었고, 상인들도 대다수가 이벤트를 생략하고 일상과 똑같이 업소 운영을 했다. 아무리 경기가 어렵고 대목이라 해도 조심스러웠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많은 사람이 몰려 159명이 사망하고 195명이 부상당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뻔히 예상됐음에도 서울시는 물론 경찰과 소방당국의 미흡한 대처에서 비롯된 인재였다. 국가가 책임질 중대사지만 2년이 되도록 진상 규명과 처벌은 요원한 실정이다. 그 날을 기억하는 날이 되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도 25-31일을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동구 동명동, 상무지구, 남구 양림동, 북구 전남대 후문, 광산구 첨단지구 등 5곳에 대해 제반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 관계 기관과 함께 사전 점검, 현장 예찰을 실시하고 인파 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밀집도를 파악했다.

그러나 아직도 다중행사에 대한 제대로 된 안전 관리대책마저 수립하지 않는 등 무사안일한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광주 도심 한복판인 충장로 우체국 사거리 일대에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동구 주관 ‘충장 라온페스타’ K-POP 경연대회 도중 순식간에 인파가 쏠려 통행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앞뒤로 꼼짝달싹 못하자 일부 사람들이 작은 틈 사이를 밀치며 이동하면서 사고 위험에 노출됐으며, 급기야 행사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이태원의 아픔이 너무 선명하게 남아있다. 광주에서도 또래의 슬픔을 안은 젊은이, 그리고 상인도 자중하는 분위기다. 핼러윈이라고 특별히 다른 건 없었다. 이태원 거리에는 늦은 밤시간대 평소보다 일부 구간에서 보행이 다소 어려웠지만 안전사고가 발생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또한 참사가 일어난 골목에는 와인과 음료 등 먹을거리와 꽃다발들이 가지런히 놓였다. 발걸음을 멈추고 기도를 올리는 등 추모객도 눈에 띄었다. 앞으로 이런 비극은 없어야 한다. 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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