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까지 예술공간집에서 진행되는 ‘검은빛 깊은눈’ 전시전경

랑가 푸르바야作 ‘나는 폭풍 속의 나뭇잎이다’

위모 암발라 바양作 ‘Belief and Seeing are Both Often Wrong’

인도네시아의 유망한 현대미술 작가들이 역사적 흔적을 담고 있는 광주 곳곳을 깊은 예술적 시선으로 탐색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오는 24일까지 예술공간집에서 진행되는 2024 미로레지던시 결과보고전 ‘검은빛 깊은눈’이다.

전시에는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국제적 활동을 꾸준히 지속해온 아리프 부디만(Arief Budiman), 마리얀토(Maryanto), 랑가 푸르바야(Rangga Purbaya)와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아티스트 콜렉티브 루앙매스56 공동대표 위모 암발라 바양(Wimo Ambala Bayang)까지 총 4명 작가가 참여한다.

문희영 예술공간집 대표와 이은하 콜렉티브 오피스 대표가 공동으로 전시를 기획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한국 광주는 독재에 맞서 민중의 힘으로 민주주의 탄생을 촉발한 중요한 도시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자카르타의 1998년 5월과 광주의 1980년 5월은 국가 폭력 앞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연대하고 단결했는지 증언하는 역사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통점에 주목해 참여작가들은 예술적 의식을 가지고 광주를 더욱 친밀하게 들여다보며 각자의 작품세계로 확장시켰다.

이들 작가들은 광주 동구 미로레지던시 기간인 지난 10월 한 달 동안 광주의 역사·문화를 탐색하며 제작한 신작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어둡고 짙은 빛으로 채워진 사진, 영상 작품 등은 그들 시선에서 바라본 광주 그리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이야기다.

마리얀토는 광주 곳곳을 스케치한 드로잉과 기존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랑가 푸르바야는 인도네시아 역사를 모티브로 재구성한 영상 작품과 광주에 머무르며 촬영한 스냅사진을 함께 보여준다.

아리프 부디만은 5월의 광주와 자카르타 시민들의 기억의 조각을 엮어 짧은 영상을 제작했다. 자카르타와 광주의 5월 동안 영화관 매표소에서 일했던 두 극장 직원의 일상을 담은 이야기다. 주인공들은 직접적인 사건에 직면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전해들은 이야기는 마음속에서 마치 끝나지 않는 전쟁영화처럼 펼쳐진다.

지난 9-10월 두달 간 호랑가시나무창작소 레지던시 작가로 광주에 머문 위모 암발라 바양은 인도네시아 사회·정치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담은 사진 5점을 선보인다.

문희영 대표는 “짧은 기간이지만 광주에서 깊은 사유의 시간을 보낸 작가들이 바라본 광주를 또다른 예술적 시선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하 대표는 “현대미술의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광주 미술이 지속적 교류를 통해 더욱 확장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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