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성

2023년 11월 기준 대한민국의 총 가구 수는 약 2천272만8천 가구이며, 이 중 1천263만2천호인 64.6%가 공동주택에 해당한다.

지난해 주택화재 4천868건 중 아파트 화재는 61.5%를 차지하며 하루 평균 8건, 3시간마다 1건씩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우리 집은 안전하다’는 막연한 안일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경고를 준다.

특히 아파트는 구조적 특성상 다수의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올바른 대피 요령 숙지가 필수적이다.

기존에는 화재 발생 시 지상층이나 옥상으로 신속히 대피하는 것이 기본 원칙으로 강조됐다. 그러나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다수 층이 연소된 사례는 1.4%에 불과하며, 대부분 화재가 발생한 세대에 국한됐다.

이에 따라 지상층이나 옥상으로 무조건 대피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는 새로운 피난 행동 요령이 강조되고 있다.

자기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대피가 가능하다면 동거인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고, 젖은 수건이나 마스크로 입과 코를 가린 뒤 계단을 이용해 신속히 대피한다. 현관이 화염에 휩싸인 경우에는 대피 공간이나 경량 칸막이, 하향식 피난구, 완강기 등을 활용하거나, 방이나 화장실로 이동해 문을 닫고 틈새를 막아야 한다.

다른 세대나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자택에 화염이나 연기가 유입되지 않는 경우에는 창문을 닫고 자택에서 대기하며 119에 신고한 뒤 안내방송에 따라 행동한다. 반대로 화염과 연기가 자택으로 유입된다면 대피가 가능한지 확인 후 이동하되, 불가능할 경우 안전한 방으로 대피해 구조 요청을 해야 한다.

아파트 화재는 다수의 세대가 밀집된 공간에서 발생하기에 예방과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가족과 함께 대피 계획을 논의하고, 화재 발생 시에는 상황에 맞게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거안사위(居安思危)’의 자세로 안전한 일상 속에서도 위험을 대비하며,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준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담양소방서 예방안전과 예방홍보팀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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