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민사 13부가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위자료를 다른 유사 소송의 인정액보다 4배가량 늘려 결정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13부(정영호 부장판사)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19명이 미쓰비시 마테리아루(옛 미쓰비시 광업)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14명에 대해 최근 승소 판결했다.

선고 당시 정 부장판사는 “피고는 (판결문상) 별지기재 금액을 각 원고에게 지급하라”고만 말하고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소송 당사자들도 판결문을 보기 전까지 인정액을 알 수 없었는데, 확인 결과 재판부는 각 피해자별 위자료로 4억원을 인정했다. 이는 이번 소송의 원고가 위자료로 청구했던 최대 금액(1억원)보다 4배나 많다.

재판부는 “불법 행위의 경위·정도, 피해 수준 등과 함께 오랜 기간 피고가 보상이나 배상을 완강히 거부해 온 사정도 고려해 1인당 위자료를 4억원으로 정한다”며 “일제강제동원 불법 행위 발생으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났고, 별도의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지 않기로 한 사정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통상 강제동원 소송은 1차 때부터 생존 피해자 기준 최고 1억5천만원이 위자료로 인정됐다. 2차 소송부턴 사망 피해자의 유족들이 주를 이뤄 인정액은 대부분 1억원 내외였다.

그러나 직접 피해자가 아닌 유족이기에 인정액 중 상속분만 받을 수 있었다.

때문에 광주지법 민사13부가 1인당 위자료 인정액을 4억원까지 늘린 것은 각 원고가 청구한 금액에 최대한 맞춰서 수령할 수 있도록 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 원고 중 한 명은 청구한 1억원 그대로 인정받는 판결을 받았다. 나머지 원고들도 청구액 대비 29-96%를 인정받았다.

다만, 이번 판결은 항소심에 따라 인정액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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