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가 구청 광장을 비롯해 쌍학어린이공원, 운천저수지 일원 등 모두 8곳에 조성한 식물벽이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는 지적이다.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외면했다고 한다. 불통 행정의 전형이다.

폭염과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편의 공간 제공을 목적으로 서구는 2019년부터 1억3천여만원을 투입해 시설을 설치했으며, 매년 말라죽거나 도난당한 식물 구입 비용으로 수백만원이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의회 내 식물벽의 경우 올해 4월 조화로 교체되면서 취지와도 동떨어진다. 게다가 2022년부터는 직원을 동원하고 있다. 매우 부적절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초 외부에 만들면서 기후환경 변화에 취약했다. 서구가 동절기 풍암호수공원 식물벽으로 옮겨 생육을 보장한 뒤 다시 식재하고 있다고 하지만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미세먼지를 줄이고 가로 경관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 동의한다.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아름답고 쾌적한 녹색 휴식처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폭염·한파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급기야 조화로 대체하는 것도, 직원으로 하여금 돌보도록 한 것도 잘못됐다. 민간단체와 협업했다면 세금도 아끼고, 관리의 어려움도 줄일 수 있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지역사회가 관심을 갖도록 유인하지 못해 아쉽다.

건물벽 등을 활용한 환경 개선사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숙고해야 한다. 한 푼이라도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찾아야 한다. 일단 해놓고 보자는 식의 안일한 전시성 행정이다. 서구는 차라리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게 낫다는 비난을 새겨야 한다. 무용지물이 안되려면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열의를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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