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연 작가는 청록산수를 주제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작업은 일상 속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대학원 박사 과정 중에는 가전제품과 산수를 결합한 ‘결합된 산수’ 연작과 꽃다발을 모티브로 한 ‘산수다발’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산수다발’은 특별한 날에만 받는 꽃이 아닌, 언제나 행복한 선물이 될 수 있는 예술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의 산수는 일상을 벗어난 새로운 경험과 사유의 공간으로도 표현됩니다. 하얀 돌가루와 아교를 섞어 쌓아 올린 눈의 흔적들은 입체 작품 ‘형상기록’으로 탄생했습니다. 이는 새벽 산책에서 본 눈 자국이 마치 산의 형태와 닮아 보였던 경험에서 비롯되었으며, 중국 화가 장대천의 산수화 ‘황산운해도’에서 영감을 받은 연작 역시 눈 자국을 쌓아 만든 독특한 질감이 특징입니다.

최근에는 ‘가산(假山)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더욱 확장된 입체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가산 문화를 연구하던 중, 남은 흙과 돌, 종이 조각 등으로 산의 형상을 만들었던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종이 조각으로 만든 산의 형상을 파란색 시트지 위의 작은 섬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는 자연과 인공이 혼재된 풍경을 보여주는 것으로, 작가는 우리가 사는 공간이 무수한 경험의 결과물임을 나타내고자 합니다.

예술고등학교에서 강사로도 활동하는 작가는 학생들에게서 작업의 해답을 찾거나 영감을 얻는다고 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는 그는 현재보다 넓은 관점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고자 하며, 평면 회화와 입체 작업을 모두 지속해나갈 힘을 얻고자 합니다. 그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편안하고 기분 좋은 인상을 주기를 바라며, 최근에는 남은 종이를 활용한 작업 방식을 발전시켜 다양한 재료와 석조 등 깎아내는 기법까지 작품에 적용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 영상은 4K로 촬영 제작됐습니다.

기획 : 최아영
진행 : 김동관
촬영·편집 : 박범순 김충식 박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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