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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이민 국가의 모델’로 불릴 만큼 포용적이고 체계적인 이민 정책을 통해 경제 성장과 사회 통합을 동시에 이룬 나라다. 지난 5월 취임한 이민 1세대 가정 출신 레나 메틀리지 디아브(Lena Metlege Diab) 이민·난민·시민권부(IRCC) 장관을 만나 캐나다의 이민 정책 방향과 성공 요인, 향후 과제 등을 들어봤다.

▲캐나다가 전 세계적으로 ‘이민 국가의 모델’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요 전략을 소개해달라.

-여러 세대에 걸쳐 캐나다로 이주한 이민자들은 각자의 재능과 열정을 바탕으로 캐나다 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깊이 뿌리내려 왔다. 이민은 캐나다의 경제와 사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민자들에게도 더 나은 기회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는 새로 이주해 온 이민자들을 환영하고 지역사회 속에서 함께 통합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포용의 과정은 사회·문화·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민 정책은 오랜 기간 캐나다의 경제적 번영, 사회적 다양성, 문화적 기반 강화에 기여해 왔다. 정부는 이민 정책이 시대적 변화와 국가의 필요에 부응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체계적이고 책임 있는 이민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민 목표 설정은 이러한 시스템의 핵심이다. 노동시장 수요를 면밀히 분석해 필요한 기술과 언어 능력, 직업 역량을 갖춘 이민자를 선발하며 이를 통해 국가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인도적 가치를 바탕으로 전쟁·박해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가족 재결합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 통합과 공동체의 안정을 함께 추구하고 있다.

▲국회의원 시절 캐나다의 대표적인 경제이민 관리 시스템 ‘익스프레스 엔트리(Express Entry)’를 도입했다. 제도 도입 후 어떤 정책 효과를 거뒀나.

-경제이민 제도를 통해 노동시장 내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국가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숙련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이러한 선발 과정의 핵심에는 포인트 기반 경제이민 관리 시스템인 ‘Express Entry’가 자리하고 있다. 2015년 도입된 이 시스템은 캐나다의 3개 연방 고숙련 이민 프로그램(연방 기술 이민 프로그램, 연방 기술 직업 이민 프로그램, 캐나다 경력 이민 프로그램)과 일부 주정부 지명 프로그램(Provincial Nominee Program)을 관리하는 온라인 신청 플랫폼이다. 이 시스템은 숙련 이민자 가운데 캐나다 사회와 경제에 가장 잘 적응하고 기여할 가능성이 높은 인재를 선별하기 위해 설계됐다. 지원자들은 종합순위점수(CRS·Comprehensive Ranking System)를 부여받으며 점수가 높은 인재부터 영주권 신청 초청장을 받게 된다. Express Entry 점수 체계는 신청자의 언어 능력, 학력, 경력, 유효한 취업 제안, 주(州) 또는 준주(準州)의 지명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정된다. 포인트 기반 이민 시스템의 초청 라운드는 일반 라운드, 프로그램 특정 라운드, 카테고리 기반 라운드 등 3개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반 라운드는 CRS에 따라 상위 점수를 받은 지원자에게 초청장을 발송하는 방식이며, 프로그램 특정 라운드는 각 이민 프로그램의 자격 요건을 충족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최근 도입된 카테고리 기반 라운드는 직종이나 언어 능력 등 특정 기준을 충족한 지원자를 선별해 초청하는 새로운 형태의 제도다. 각 초청 라운드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은 후보자에게만 캐나다 영주권 신청 초청장이 발송된다. Express Entry를 통해 선발된 주요 신청자들은 정착 이후에도 꾸준히 우수한 경제적 성과를 보이며 캐나다 경제 성장과 다양성 확립에 기여하고 있다.

▲주정부 지명 프로그램(PNP)과 스타트업 비자 제도는 지역 균형 발전과 글로벌 인재 유치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나.

-PNP는 연방 정부와 주, 준주가 공동 운영하는 이민 제도다. 이 제도는 각 지역이 자국의 경제 발전 필요에 맞춰 이민자를 직접 선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경제 이민의 혜택이 전국적으로 고르게 확산되도록 설계됐다.

PNP에 참여하는 주와 준주는 지역 산업 구조와 노동시장 수요를 고려해 인재를 선발하고 해당 지역에 정착 의사가 있는 외국인을 지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는 숙련 인력 확보와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도모하고 있으며 이민자에게는 보다 안정적인 정착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은 캐나다(퀘벡 제외)에서 혁신적인 사업을 창업하고 성장시킬 역량과 잠재력을 지닌 이민 기업가를 대상으로 한 제도다. 이 프로그램은 캐나다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마련됐다. 스타트업 비자를 통해 입국한 이민 기업가들은 정보통신기술(ICT), 청정 기술, 제조업, 서비스업, 생명과학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회사를 창업하며 캐나다 경제의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고 있다.

▲이민자의 정착과 사회 통합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은?

-캐나다에 거주하는 모든 영주권자와 보호 대상자는 IRCC가 지원하는 정착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우선 필요 평가와 정착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이민자들이 정보에 기반해 초기 정착 방향을 설정하도록 돕는다. 언어 평가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일상생활과 직장 적응에 필요한 언어 능력을 향상시킨다. 취업 지원 서비스도 핵심이다. 직장 생활 준비 교육, 해외 자격 인정 절차 안내, 멘토·고용주·규제 기관과의 연결 등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커뮤니티 연계 활동을 통해 이민자들이 지역사회와 각종 기관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참여 지원 서비스를 통해 아동 돌봄, 교통, 통번역 등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커뮤니티 연계 프로그램(Community Connections)을 운영해 신규 이민자, 원주민, 기존 이민자, 오랜 시민들 간의 문화 교류와 사회적 연대를 촉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민자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지역사회 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개인의 역량을 개발하고 삶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근 이민자 증가로 인한 주거비 상승과 인프라 부족 문제 등에 대한 대응책은?

-균형 있고 지속 가능한 이민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이민 규모를 신중히 조정하고 있다. 2025-2027년 이민 수용 계획(Immigration Levels Plan)에 따라 영주 및 임시 거주자 수용 목표가 모두 축소됐다. 이는 캐나다의 수용 및 통합 역량에 맞춰 이민 규모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성공적인 이민 정책을 위해서는 이민 수용 규모와 신규 이민자를 위한 주거, 의료, 교육 서비스 제공 능력 간의 균형이 필수적이다. 현재 캐나다는 주거 문제와 사회 서비스 접근성 등 주요 분야 전반에 걸쳐 인프라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책임 있는 조치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연방 차원의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고 이민 경로를 노동시장 수요와 연계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증가하는 이주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캐나다-미국 국경 보안 강화와 이민·난민 시스템의 회복력 제고에도 나서고 있다. 국정연설에서도 밝힌 것처럼 정부는 국민들의 이민 시스템에 대한 신뢰 회복을 핵심 과제로 삼고 변화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보다 유연하고 지속 가능한 이민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변은진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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