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4(일)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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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에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밤사이 무더위를 식히고자 도심 야외 휴게공간으로 향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땀을 쭉 뺀 뒤 숙면을 취하려고 공원 산책길을 달리거나 친구·가족과 함께 야외서 피크닉을 즐기는 등 각자의 방법으로 무더위를 이겨내려 했다.
그러나 공원 정자나 잔디밭에서 음주를 벌인 뒤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떠나는 이들도 적잖이 있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절로 찌푸리게 하는 광경도 포착됐다.
지난 4일 오후 10시께 찾은 광주 광산구 쌍암공원.
이날 광주에 발효된 폭염경보 영향으로 밤 늦게까지 숨 막히는 더위가 계속되면서 공원은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공원에 식재된 가로수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달리거나 공원 곳곳에 설치된 야외운동기구들을 이용하며 땀을 뺐다.
한참동안 트랙을 달리며 구슬땀을 흘린 시민 김모(35)씨는 정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면서 “날이 너무 더워 자다가 깨지 않으려고 땀을 빼러 나왔다”며 “최근 들어 밤에 잠을 설치는 날이 잦았는데 이렇게 운동한 뒤에는 푹 잘 수 있어 무더위가 시작된 뒤부터는 종종 나오곤 한다”고 밝혔다.
‘로윙라이더머신’이나 ‘앉아당기기’ 등 야외운동기구를 이용하던 시민들도 무더위를 이기는 방법은 “땀을 흘리는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직장인 서모(48)씨는 “집 안에서 가만히 있어도 너무 더워 온 가족이 함께 운동하러 나왔다”며 “아이들과 함께 공놀이 할 수 있는 잔디구장도 있고, 산책로도 잘 돼 있어 매년 여름이 시작되면 가족들과 밤나들이를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벌써부터 열대야가 시작된 것만 같아 걱정이 앞선다”면서도 “덥다고 에어컨을 튼 채 집 안에만 있는 게 ‘건강한 여름나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열치열’이라는 말처럼 건강하게 땀을 흘리며 여름을 슬기롭게 보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가족·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공원 내 호수와 형형색색의 조명을 바라보며 운치를 즐기는 ‘피서객’들도 눈에 띄었다.
미리 준비해 온 간식거리 등을 곁들이면서 시민들은 몸에 열을 식히고 담소를 나누며 무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그러나 음주와 취식 자제를 당부하는 현수막이 공원 곳곳에 걸렸음에도 불구, 일부 시민들이 버젓이 음주를 이어갔고,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치우지 않은 쓰레기가 나뒹굴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절로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를 본 주민 박모(50)씨는 “매일같이 밤에 나와 공원을 산책하는데 지금껏 술을 마시거나 배달음식을 시켜먹은 뒤 제대로 정리하고 가는 사람을 본 게 손에 꼽는다”며 “모든 시민들을 위한 공원이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버리고 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밖에도 공원 화장실이나 산책길, 정자 인근에 플라스틱 병과 비닐, 쓰레기 등이 굴러다니고 있었으며 구비된 종량제 봉투 내에도 쓰레기가 종류별로 분리되지 않은 채 버러져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일선 자치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면서 현행법 상 공원 내에서 취식과 음주가 위법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공원 내 쓰레기 무단 투기는 ‘도시공원및녹지등에관한 법률 제49조’에 의거한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공용 시설물인 공원을 모든 시민이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음주나 취식 후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리정돈과 더불어 철저한 분리수거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광주에 발령된 폭염주의보는 지난 2일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5일 기준 폭염특보는 6일째 이어지고 있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폭염특보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며 “밤사이 열대야(전날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고 예보했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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