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 올 들어서만 음주운전 비위가 4번째라는데,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자체적인 특별경보를 내리며 내부 단속 강화에 나섰다 해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윤리 실천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달 초 광주 서구 금호동에서 서부경찰서 소속 A경감이 앞 차를 들이받은 추돌 사고를 내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앞서 3·1절에는 서부경찰서 B경위가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단독 사고 뒤 도주했다가 검거됐다. 같은 경찰서 C경위는 2월2일 술을 마시고 킥보드를 타고 가다 넘어져 음주 사실이 들통났다. 올해 첫 날에는 술을 마신 후 본인 차를 운전해 귀가하던 북부경찰서 모 지구대 D경위가 도로에서 잠이 들었다가 의심 신고에 덜미가 잡혔다.

4·10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도 일탈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경찰은 감찰을 받기도 하고, 일선 경찰서를 대상으로 직접 감찰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의무 위반 근절’ 특별경보 기간에도 반복됐다.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면허 취소 수준으로 술을 마시고도 차량을 몰았고, 사고까지 유발했다. 흡사 ‘백약이 무효’로 도를 넘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말문이 막힌다. 어이가 없고 안타깝다. 신뢰는 한 번 무너지면 회복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 광주청은 총선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이어지는 시기 음주운전에 관해 관심과 주의를 촉구하기 위해 제1호 경보를 발령하고, 음주 모임 자제 당부와 관리자 면담 교육 등을 계획하고 있다. 두달째 정부와 의료계의 의정 갈등으로 인해 국민 안전까지 위협받는 엄중한 비상 시국이다. 구성원들 스스로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법을 집행하는 기관에서 되레 법을 무력화하고 있다. 공직자의 잇따른 비위가 되풀이되면서 시민의 일상은 더욱 위험해지고 있다. 더 이상 의무 위반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고삐가 풀렸다.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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